심상정 공식 일정 재개, "이번 대선에서 정의당 재신임 구하겠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월17일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칩거하며 숙고에 들어간 지 닷새 만에 공식 일정을 다시 시작했다. 

심 후보는 포기하지 않고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심상정 후보는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코 여기서 멈춰서지 않고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한층 심각해진 불평등과 더욱 공고해진 기득권의 현실 앞에 약자를 위한 진보정치가 더욱 절실하기에 그것이 아무리 고단하고 힘든 길이라 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이 험한 길을 이어갈 후배 진보정치인들이 또다시 절벽에서 시작하는 막막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음 세대의 진보가 심상정과 함께한 진보정치 20년을 딛고 당당하게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마지막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진보정치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하지 해야 할 일 세 가지로 △노동, 여성, 기후 위기 등 지워진 목소리를 대변 △금기처럼 성역화된 중요한 의제 논의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통해 사회 공통의 가치 복원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을 남탓 하지 않겠다"며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피해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심 후보는 진보정당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심 후보는 "불평등과 차별의 세상을 만든 정치의 일부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정치에 제 역할 하는 진보정당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성원해줬던 시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점도 인정했다.

심 후보는 "약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정치를 하고 싶어 선거제도 개혁에 모든 것을 걸고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진보의 원칙이 크게 흔들렸다"며 "뼈 아픈 저의 오판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민주당과 협조하면서 '조국 사태'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 후보는 12일 선거 운동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두문불출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3%까지 떨어지는 등 대선 국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그 배경으로 해석됐다.

이날 심 후보는 일정 중단 배경을 놓고 "선거운동을 하며 저와 정의당이 손잡아야 할 분들과 거리가 아득히 멀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밀려드는 일정을 잠시나마 멈춘 채 제가 시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지금의 안타까운 상황에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어디서부터 변화해야 하는지 침묵 속에서 깊이 성찰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