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의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 업황이 올해도 좋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한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해 효성티앤씨의 이익 개선을 통해 다져진 재무체력을 바탕으로 스판덱스사업을 키우기 위한 추가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호황 수혜 올해도, 조현준 추가 투자 준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16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효성티앤씨가 올해 1분기에도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스판덱스의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이 계속돼 판매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판덱스는 각종 의류와 마스크, 보호복 등에 활용되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효성티앤씨 영업이익의 90%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평균 스판덱스 판매가격은 톤당 1만814달러로 2020년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효성티앤씨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543억 원을 낼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44% 늘어나는 수치로 효성티앤씨는 2020년 4분기부터 6분기 연속으로 실적을 개선하는 것이다.

다만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에 미뤄진 다른 스판덱스 경쟁사들의 증설이 이뤄지면서 스판덱스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245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 1조4781억 원보다 15% 감소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 실적이 역대 최고라는 점, 여전히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으면서 2021년 이전(영업이익 3천억 원대)을 3배가량 웃도는 점 등을 고려하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조현준 회장의 선제적 투자가 빛나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다른 경쟁사들과 다르게 코로나19에도 증설을 미루지 않고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이에 스판덱스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온전히 보게 된 셈이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터키 공장에서 연산 1만5천 톤, 브라질 공장에서 연산 1만 톤을 증설했고 중국 닝샤에 연산 3만6천 톤의 공장을 새로 건립했다. 지난해에만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6만1천 톤 더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말 기준 스판덱스 생산능력 20만 톤 수준을 갖춰 세계 시장 점유율 3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의 주요 원재료인 폴리테트라메틸렌에테르글리콜(PTMEG)도 직접 생산하고 있어 우수한 원가경쟁력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효성티앤씨가 중국 닝샤 공장의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36만 톤까지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의류용을 중심으로 스판덱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과 함께 조 회장이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효성티앤씨 스판덱스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점을 볼 때 추가 증설을 결정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12일 대표이사로 스판덱스사업을 이끌었던 김치형 부사장이 내정됐다.

김 부사장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에 입사했다. 안양공장장, 구미공장장을 거쳤고 특히 스판덱스PU장을 지내며 스판덱스사업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현재 중국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고 글로벌 스판덱스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중국 추가 증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스판덱스사업을 확장하는데 개선된 재무체력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재무 관련 각종 수치를 눈에 띄게 개선했다. 효성티앤씨는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2020년 말 294.8%에서 2021년 3분기 말 165.9%로 크게 낮췄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1조2339억 원에서 1조940억 원으로 11.3%, 차입금의존도는 48.5%에서 31.7%로 감소했다.

강병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효성티앤씨는 중국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자본지출(CAPEX)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우호적 영업환경 아래 각종 재무 지표들을 개선해 투자자금 소요에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