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매각작업이 진척을 보이고 있다.

다만 한앤컴퍼니로서는 한온시스템이 3분기부터 완성차의 생산차질 등 외부요인에 영향을 받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점은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 한온시스템 투자금 회수 눈앞, 업황 탓 주가 하락은 아쉬워

▲ 한앤컴퍼니 로고.


한온시스템의 실적이 감소하면서 주가가 하락한 데 따라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의 시장가치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경영권을 두고 일본전산(니덱) 등 복수의 인수후보자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대상은 한온시스템 지분 69.99%인데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 50.5%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들고 있는 19.49%다. 매각금액은 6조 원~7조 원 규모로 전해진다.

한앤컴퍼니는 3월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를 매각주관사로 정하고 한온시스템 매각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업계에서는 매물로 나온 한온시스템 지분의 시장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매각 금액이 8조 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가격이 6조 원~7조 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많게는 2조 원가량 차이가 난다. 

3월 한온시스템 주가는 1만8천 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1만3천 원대로 내려앉았다. 

주가가 30% 가까이 떨어졌는데 이는 한온시스템 실적이 3분기에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온시스템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천억 원, 영업이익 706억 원을 올렸다. 2분기보다 매출은 7.99%, 영업이익은 29.68 줄었다.

2020년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41% 급감했다.

한온시스템의 실적이 감소한 원인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생산차질이 꼽힌다.

차량에 들어갈 반도체가 부족해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생산량도 줄었는데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온시스템의 실적도 감소한 것이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용 공조기기와 열관리 솔루션 등을 생산한다. 

자동차 공조 및 열관리분야에서 세계 2위업체로 꼽히며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에 필요한 열관리시스템과 관련해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한온시스템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외부요인 때문에 실적 부진을 겪는 점이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 시가총액은 10조 원에 이르렀다가 7조 원대로 줄어들었고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의 시장가치 역시 5조4천억 원 규모에서 3조7천억 원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으로 한온시스템의 기업가치가 다소 낮아진 덕분에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도 나온다.

인수금액이 8조 원대에 머물렀으면 그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후보군이 많지 않았지만 기업가치가 조정된 덕분에 지불여력이 있는 인수후보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한앤컴퍼니는 2014년 한온시스템의 지분 69.99%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함께 사들였다. 

한앤컴퍼니는 2조8400억 원을 들여 지분 50.50%를 매입했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1조1천억 원에 지분 19.49%와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한온시스템의 친환경차부품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마그나그룹의 유압제어(FP&C)사업부를 인수하는 볼트온전략을 펼쳤다. 

볼트온(Bolt-on)전략이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적으로 연관있는 다른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 것을 말한다. 한상원 사장이 적극 활용하는 투자전략으로 꼽힌다.

한온시스템은 마그나그룹의 유압제어사업부를 품은 덕분에 친환경차부품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한앤컴퍼니는 7년여 만에 한온시스템에 넣은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