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새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오너가 있는 재벌기업 등과 달리 KB금융그룹은 지주 이사회가 계열사 대표를 비롯해 회장후보 선정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사외이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KB금융 새 사외이사 선임작업 착수, 'ESG' '보험' '디지털' 전문가 물망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7명의 사외이사 중 최소 1명 이상의 사외이사가 교체되는 상황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전문가 또는 보험업계 인물, 디지털 전문가가 새로 영입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29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12월7일까지 하반기 사외이사후보군을 확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주주와 외부인력추천기관(서치펌) 등 추천을 받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재임중인 사외이사 7인의 임기는 모두 2022년 3월까지다. 이 가운데 2017년 3월부터 사외이사를 맡아온 스튜어트 B. 솔로몬 사외이사는 금융회사 사외이사의 임기규정 5년을 모두 채우게 돼 더 이상 중임할 수 없게 된다.

이 밖에 나머지 사외이사를 대상으로는 중임 희망 의사를 묻고 이를 반영해 몇 명의 새 사외이사를 추천할지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2년 3월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최소 1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하게 된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예비후보군 구성작업을 마치면 외부 인선자문위원회의 평가를 받아 숏리스트를 압축한 뒤 평가와 평판조회, 자격검증을 실시해 최종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KB금융지주는 이번 사외이사 예비후보 자격요건을 '금융, 경영, 재무·리스크관리, 회계, 법률·규제, 디지털·IT, ESG·소비자보호분야에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자'로 규정했다.

눈에 띄는 점은 지금까지 없었던 ESG부문이 새로 추가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사외이사에 ESG분야 전문가가 영입될 가능성이 나온다.

앞서 2020년 9월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윤순진 교수와 류영재 대표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추진하면서 '무늬만 ESG경영이 되지 않으려면 ESG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당시 KB금융지주는 "이미 지배구조 전문가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식견을 겸비한 이사 전원으로 구성했다"며 반대의견을 냈지만 ESG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안팎의 의견을 어느정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러나게 되는 스튜어트 솔로몬 사외이사가 보험업계 전문가라는 점에서 보험권 경영자 출신이 새로운 사외이사에 영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튜어트 솔로몬 사외이사는 1995년 메트라이프에 입사한 뒤 2011년 12월 회장으로 퇴임한 보험업계 베테랑이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때 적정가격, 계약조건, 보험업 특성에 따른 인수 후 통합전략 등에 대해 전문적이고 실질적 의견을 내기도 했다.

KB금융그룹에서 보험계열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향후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통합작업도 염두해야 하는 만큼 전임 스튜어트 솔로몬 사외이사의 바통을 물려받아 보험업계 전문가를 영입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플랫폼 전략을 강력하게 펼치고 있는 만큼 디지털 및 IT 전문가가 영입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으로 활동한 스튜어트 솔로몬 사외이사도 핀테크, 인공지능(AI) 등에 전문성을 지닌 후보군을 충원하도록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사외이사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절차는 주주총회를 한달여 앞둔 2022년 2월경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KB금융지주에 새로 임명된 사외이사는 첫 임기 2년을 부여받는다. 이후 1년씩 최장 5년까지 중임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