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개발자로서 이름을 걸고 만든 멀티 플랫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2'를 되살릴 수 있을까?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이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해온 수익모델을 철회해 불만 잠재우기에 집중해왔는데 이제 새로운 콘텐츠를 앞세워 국면 전환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2 되살리나, 김택진 개발자 자존심 걸어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26일 엔씨소프트 안팎에 따르면 김 사장은 12월 블레이드앤소울2의 대규모 업데이트 ‘시간의 지배자’를 통해 등을 돌린 이용자들을 다시 불러모은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엔씨소프트는 24일부터 시간의 지배자 업데이트의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그동안 이미 출시한 게임의 업데이트만 들고 사전예약을 받은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사실상 게임을 새로 만든 수준의 업데이트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에 게임 신규대륙과 던전, 레이드보스와 전설무기 등 방대한 콘텐츠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복귀이용자 및 신규이용자들이 새 콘텐츠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진입장벽을 허무는 데도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김 사장은 9월 사내 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당연히 여겨온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고 냉정히 재점검하겠다”며 “도전과 변화를 위해서라면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9월부터 14번에 걸친 크고작은 업데이트 통해 핵심 과금요소인 ‘영기’ 시스템을 삭제하는 등 이용자 목소리를 게임 내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용자 이탈방지에 초점을 맞춰왔다.

영기란 리니지 시리즈의 아인하사드에 해당하는 소모형 유료아이템으로 캐릭터의 경험치와 돈, 아이템 획득 효과를 늘려줘 영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게임업계는 리니지 시리즈 팬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블레이드소울 시리즈 팬에게 리니지식 수익모델을 강요한 것이 엔씨소프트의 패착이라고 바라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의 전반적 난이도 조정 및 보상 개선을 통해 조금 더 수월하게 게임을 즐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불편사항에 대해 경청하고 개선해가겠다"고 말했다.

블레이드앤소울2는 리니지, 아이온과 더불어 엔씨소프트의 대표 지식재산(IP)이다.

원작 PC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은 독특한 아트스타일, 아시아권 문화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잘 녹여낸 게임시스템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산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인기를 끌며 2012년 최고의 온라인게임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2016년 블레이드앤소울 시리즈의 명성을 잇고 리니지 시리즈에 의존하는 매출구조 깨기 위해 6년 동안 500억 원을 쏟아부어 신작 개발에 나섰다.

블레이드앤소울 시리즈 개발에 국내 1세대 게임 개발자이자 엔씨소프트 창업주인 김 사장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며 사전예약자 700만 명이 모이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8월 출시 이후 블래이드앤소울2 하루평균 매출은 10억 원대에 그쳐 30억 원대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006억 원, 영업이익 963억 원을 내며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14.45%, 영업이익은 55.78% 줄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블레이드앤소울2가 출시된 8월26일 83만 원 선을 유지하다가 게임 출시 당일 15% 급락한 뒤 하락을 거듭해 10월12일에는 55만 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김 사장은 그가 개발자로서 이름을 걸고 만든 게임이었던 만큼 블레이드앤소울2 살리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로 김 사장은 블레이드앤소울2의 아트스타일 등 게임 개발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올해 2월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를 6개월 앞둔 쇼케이스에서 스스로를 개발자로 소개하며 "블레이드앤소울2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정점을 찍겠다"며 "과연 가능할까 싶던 액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잃어버렸던 게임 본연의 재미와 설렘, 이야기와 모험이 가득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