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가 상장을 추진하면서 수익모델을 만드는 일이 만만찮다.

카카오택시는 프리미엄 회원제 '프로멤버십'를 어찌하든 뿌리내리려 하지만 택시기사단체는 프로멤버십 자체의 불공정성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상장 전 수익모델 만들기 고전, 류긍선 택시 설득 진땀

▲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21일 카카오모빌리티 안팎에 따르면 류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2022년 기업공개를 위해 카카오택시 내 유료서비스 도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카카오택시'를 운영한다. 카카오택시의 시장 점유율은 80%이며 월간 이용자(MAU)는 1천만 명에 이른다.

프로멤버십은 월 9만9천 원을 낸 택시기사에게 원하는 목적지의 콜을 우선 배정해 주는 프리미엄 서비스다. 기존 무료로 제공해온 편의기능이 유료화된 것이다.

택시업계는 3월 이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 배차가 프로멤버십 위주로 이뤄져 사실상 이용이 강제된다고 주장한다. 또 서울지역 택시기사의 평균 수입이 217만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9만9천 원의 이용료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류 대표는 우선 프로멤버십의 가격을 낮춰 택시업계 달래기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가 6일 국회에 제출한 상생안을 보면 프로멤버십 요금을 기존 9만9천 원에서 3만9천 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은 프로멤버십 폐지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택시단체는 10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생안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사실상 기사들의 프로멤버십 가입을 강요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고집하는 이상 프로멤버십 도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류 대표는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플랫폼 80% 점유율을 무기삼아 택시기사에게 갑횡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류 대표는 유료서비스 도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약속했으며 우선 이용료 인하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향후 카카오택시 알고리즘을 조정해 일반멤버십 회원이 체감하는 배차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대중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대표 직속기관인 상생협력자문위원회를 설치해 2026년까지 3천억 원을 택시업계 상생기금으로 출원하고 업계 관계자들과 서비스 발전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심야 택시서비스 수요와 공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택시기사들을 위한 인센티브제도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렸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피크시간대 택시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택시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발적 운행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노력이 유료서비스 운영을 위해 포석을 깐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처럼 류 대표가 카카오 유료서비스 도입을 포기하지 못하는 까닭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성을 증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잠정중단했던 상장절차를 11월 재개했는데 여기에는 초기 투자사이자 글로벌 사모펀드인 텍사스퍼시픽그룹 등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퍼시픽그룹은 2017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카카오모빌리티에 5천억 원을 투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자금회수 주기가 5년인 만큼 2022년에는 투자자금을 회수하려 나설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2800억 원, 영업손실 129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167% 늘었지만 영업수지는 적자가 이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설립 이후 2020년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