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이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여행상품 판매가 약 1년9개월 만에 다시 시작됐는데 불씨가 겨우 살아난 여행수요가 사그라들 수 있다. 
 
유럽여행 살아난다는 희망이 다시 불안으로, 하나투어 모두투어 긴장

▲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유인태 모두투어 사장.


2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이 오랜만에 내놓은 유럽여행상품의 인기가 높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유럽여행상품이 다시 판매되고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하고 있다”며 “여행도 여행이지만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 여행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투어가 최근 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스페인, 터키 여행 상품은 1시간 만에 1만2천여 명이 예약하기도 했다.

유럽지역 여행상품은 수익성이 좋고 수요도 높아 여행사에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다.

그렇지만 여행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유럽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13일 서유럽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재봉쇄를 결정했다. 독일은 15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 코로나19 완치자만 식당, 카페, 실내 체육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역시 15일부터 12세 이상 백신 미접종자의 외출을 전면 금지했다.

여행사들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유럽여행지는 스페인, 터키, 이탈리아 등 지중해 주변의 국가들이다.

이 국가들은 독일, 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들보다 백신 접종률이 월등히 높아 비교적 여행하기에 안전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 접종자라면 우리나라와 여행지 양쪽에서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국가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럽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인 네덜란드(접종률 89%)가 확진자 급증으로 방역정책을 강화하는 등 돌파감염이 유럽 전체에서 큰 이슈가 되면서 접종률이 높은 남유럽 국가들도 안심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하나투어가 ‘드디어 유럽입니다!’는 홍보 문구와 함께 내놓은 여행지인 이탈리아는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백신패스 정책을 강화하고 방역 하위등급 국가에서 오는 입국자들의 입국제한을 12월15일까지 연장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은 각 나라의 코로나19 방역 관련 정책 변화를 계속해서 주시하며 여행상품 판매를 조절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아직까지 유럽여행상품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고객이 많아지거나 하는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 나라의 정책 상황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태를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세계적으로 다시 급증하고 있는 점이 겨우 회복됐던 여행수요를 다시 위축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불안감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6월에도 잠깐 여행 수요가 올라오려고 하다가 2차 팬데믹이 시작되며 언제 그랬냐는 듯 완전히 사라졌던 적이 있다”며 “코로나19로 억눌려있던 여행수요가 겨우 터져 나오려는 상황에서 여행이 좌절되면 아예 여행계획 자체가 없었을 때보다 여행수요 침체가 오히려 더 오래갈 수 있다는 걱정도 많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