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흠 인디에프 대표이사가 그동안 비주력부문이었던 젊은 세대와 고가의류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세워 오랜 침체기를 끊기에 나서고 있다.

인디에프는 세아그룹(글로벌세아 57.95%) 패션계열사다. 조이너스와 꼼빠니아 등 중장년여성을 대상으로 한 중저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인디에프 온라인 강화만으로는 역부족, 백정흠 브랜드전략 뿌리째 바꿔

▲ 백정흠 인디에프 대표이사.


21일 인디에프에 따르면 최근 남녀 구분없이 입을 수 있는 젠더리스 브랜드 ‘컴젠’을 내놓고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컴젠은 인디에프가 중장년층 대상의 중저가 여성복 중심 전략에서 탈피해 내놓은 새로운 브랜드다.

오버핏, 젠더리스 등 최신 패션유행을 반영해 20~30대 소비자를 노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컴젠 브랜드 전용 온라인몰을 열고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패션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등 온라인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인디에프는 내년 초에 백화점 유통망을 노린 고가의류시장으로도 영토를 넓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성복 브랜드 ‘존스’로 대기업 패션계열사 및 해외브랜드와 직접 경쟁한다.

새로운 브랜드들은 인디에프가 올해 초부터 시작한 브랜드 혁신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백 대표는 올해 1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정구호 디자이너를, 휠라코리아에서 김정미 전무를 영입했다. 이와 함께 디자인실과 제품기획팀 인원도 모두 교체하며 인디에프 브랜드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백 대표가 이처럼 과감한 변화를 선택한 까닭은 인디에프의 실적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인디에프는 그동안 600여 개에 이르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채널전략을 펴왔는데 2010년대에 들어서며 패션업계 주요 전장이 온라인채널로 이동하고 또 주력인 여성복 브랜드들이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오랜 침체기를 겪어야만 했다.

인디에프 연결기준 매출은 2011년 2400억 원대였으나 2020년에는 1500억 원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수지를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다가 2017년과 2018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19년부터 다시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인디에프는 2019년 말 백 대표를 대표이사에 선임해 인디에프의 실적회복을 맡겼다. 백 대표는 2014년 스트리트 브랜드 편집숍 ‘바인드’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대표이사에 오른 직후 공급망을 개선하고 판매관리비를 100억 원 가까이 절감했으며 온라인 전용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회사의 변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더 악화되는 쓴맛을 봤다. 인디에프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528억 원, 영업손실 200억 원 내며 2019년보다 매출은 24.6% 줄고 영업손실은 1166.6% 늘었다.

백 대표는 기존 브랜드를 들고 인디에프를 되살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외부 브랜드 전문가들을 영입해 마케팅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디에프 관계자는 “컴젠을 통해 밀레니얼(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타깃으로 누구나 필요로 하는 기본적이면서도 디자인 감각을 갖춘 젠더리스 룩을 구성했다”면서 “존스는 디자인면에서는 럭셔리 브랜드나 신명품 브랜드와 견주고 품질면에서도 국내 컨템포러리 리딩 브랜드에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