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9월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내주식 비중 줄이기를 이어가고 있다.

연말까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목표치 달성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대외적으로 대형악재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증시에 불확실성이 커져 국내주식 덜기는 더욱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국내주식 순매도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 크래프톤은 사들여

▲ 국민연금공단 로고.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9월 한 달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모두 1조904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국내 주식시장에서 월별 순매도규모를 보면 1월 8조4058억, 2월 4조5777억 원, 3월 3조2532억 원, 4월 2조6864억 원 등으로 물량을 쏟아 내다가 5월과 6월에 각각 605억 원, 43억 원 순매수로 잠시 돌아섰다.

이후 7월 1조3948억 원, 8월 8882억 원 등으로 다시 순매도로 태도를 바꿨다.

9월에는 이례적으로 우정사업본부에서 카카오뱅크 주식을 1조 원이 넘게 순매도 했다는 점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하반기 이후 1조 원 안팎으로 국내주식을 순매도 하고 있는 셈이다.

연말이 점점 다가오는 만큼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 목표치를 맞추기 위한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올해 7월 말을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19.5%다.

지난해 말 21.2%에서 1.7%포인트 낮아진 수치지만 올해 연말까지 목표치인 16.8%를 달성하려면 아직 2.7%포인트를 더 낮춰야 한다. 

국내 주식시장의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점 역시 국민연금이 자산 가운데 국내주식 비중을 줄여야 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10월 중에 코스피가 3천 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임박한 데다 미국 정부의 연방부채 한도조정이 논의되는 등 세계경제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9월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이르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테이퍼링 시행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기업인 헝다그룹의 부도 위기, 사상 최악의 전력난까지 벌어지면서 세계경제에 초대형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퍼펙트 스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1일 국내증시 전망을 놓고 “시기적으로는 10월 중순에 코스피 지수가 2900선까지 일시적으로 급락(언더슈팅)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저점 반등, 경기둔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정책 등 현재와 비슷한 시기에 코스피 평균 하락폭은 17% 정도로 현재 지수에 적용하면 2700선까지 내려간다는 계산이 나오나 이번에는 기간조정 형태로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바닥을 2900선으로 제시한다”고 바라봤다.

다만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는 중에도 크래프톤 주식은 꾸준히 사모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기금은 9월 한 달 동안 크래프톤 주식을 3772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 다음으로 많이 순매수한 현대중공업 주식 1632억 원과 비교하면 크래프톤 주식 순매수 규모는 두 배 이상 크다.

크래프톤은 8월10일 상장 당시 공모가 49만8천 원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면서 한동안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성장 가능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1일 49만8천 원에 장을 마치는 등 긍정적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30일 크래프톤 목표주가를 70만 원, 게임업종 톱픽(Top-Pick)으로 제시하며 “큰 성공을 거둔 기존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신규게임의 확장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진입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