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가 호주에 이어 미국에서도 차세대 장갑차 개발사업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미국 차세대 장갑차 개발사업은 54조 원 규모로 현재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손 대표는 호주에 이어 미국 장갑차 교체사업 역시 현지화전략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디펜스 호주와 미국 장갑차 수주 길을 닦다, 손재일 현지화 앞세워

▲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8일 한화디펜스에 따르면 미국 차세대 장갑차 개발사업과 관련해 2023년 시제품 개발을 맡을 3개 업체 안에 드는 것을 1차 목표로 현재 개념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차세대 장갑차 개발사업의 정식명칭은 ‘선택적 유인차량(OMFV)’ 개발사업이다. 

미군이 현재 운용 중인 M2 브래들리 장갑차 3500여 대를 차세대 유무인 복합 보병전투장갑차로 교체하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는 54조 원에 이른다.

한화디펜스는 앞으로 15개월가량 미군이 제시한 요구사항에 맞춰 개념설계를 진행한다. 최종 사업자는 2027년 선정된다.

한화디펜스는 미국 군용차량개발업체인 ‘오시코시디펜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4월 입찰제안서를 냈는데 7월 말 BAE시스템즈, 라인메탈디펜스 등과 함께 개념설계를 진행할 5개 업체 안에 들었다.

미국 차세대 장갑차 교체사업은 1차 결과가 나오는 2023년까지 손재일 대표가 이끌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손 대표는 1965년 대구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한국화약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한화 방산원가팀장, 한화테크윈 방산사업본부장, 한화디펜스의 전신인 한화지상방산 대표 등을 지냈다.

2018년 한화지상방산 대표 이후 한화 지원부문에서 일하다 지난해 10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2년 만에 한화디펜스로 돌아왔다. 한화그룹의 대표적 방산전문가로 평가된다.

손 대표는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현지화 전략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한화디펜스는 현재 미국뿐 아니라 5조 원 규모의 호주 장갑차 교체사업(랜드400 페이즈3)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와 함께 최종 2개 후보에 들어 제품 시험평가를 진행 중인데 현지 생산시설과 납품체계 구축 등 현지화 전략이 수주 경쟁력을 높여 최종후보에 드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디펜스 호주와 미국 장갑차 수주 길을 닦다, 손재일 현지화 앞세워

▲ 한화디펜스 '레드백'.


호주뿐 아니라 미국 역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그대로 유지하며 미국 산업을 향한 보호장벽을 높이고 있는 만큼 현지화전략은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필수요소일 수 있다.

손 대표는 5월 미국 법인인 한화디펜스USA를 설립하고 미국 전문 엔지니어를 채용하는 등 미국에서도 이미 현지화 작업을 조금씩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방산 선진국에 주력 장갑차를 납품한 사례가 없다.

호주와 미국은 대표적 방산 선진국으로 손 대표가 두 사업 중 하나라도 따낸다면 한화그룹뿐 아니라 우리나라 방산산업의 위상도 크게 높일 수 있다.

호주 장갑차 교체사업은 이르면 2022년 상반기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장갑차 교체사업을 위해 개발한 ‘레드백’을 기반으로 미국 육군의 요구에 부합하는 장갑차를 만들 계획을 세운 만큼 호주에서 사업을 따낸다면 미국에서 사업을 수주하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손 대표는 7월 미국 차세대 장갑차 개발사업 개념설계를 진행할 5개 업체에 선정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에서 글로벌 방산업체와 경쟁하게 된 것에 국가 방위산업 측면에서도 자부심을 느낀다”며 “기술력과 역량을 결집해 최선의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