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 부담을 덜어 주는 마케팅으로 더 많은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경쟁력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기반으로 다시 시장 격차를 벌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가격부담 낮춘다, 중국 프리미엄 추격에 장벽 치기

▲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예상 디자인. <에반 블래스 트위터 갈무리>


23일 모바일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법인에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에 관한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이번 사전예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보상판매가 기존과 비교해 대폭 확대됐다는 것이다.

보상판매는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반납하는 대신 신형 스마트폰을 할인받아 구입하는 제도를 말한다.

통상 보상판매는 제품 1개만 반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번에 개인마다 최대 2개까지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 스마트시계를 비롯한 웨어러블기기 등도 보상판매 대상에 포함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사전예약자는 여기에 더해 최대 100달러 추가 보상과 함께 모바일기기 관리서비스 삼성케어플러스 12개월권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 사전예약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당근’을 제시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폴더블 스마트폰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제품 자체의 가격도 대폭 내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 갤럭시Z폴드3 256GB 모델은 199만9천 원, 갤럭시Z플립3 256GB 모델은 125만4천 원에 판매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나온 동급 모델과 비교해 각각 40만 원가량 저렴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는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소비자들에게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 진입장벽은 지금도 여전히 높다”며 “하지만 삼성은 더 많은 고객에게 폴더블기기를 제공하기 위해 비용을 낮추는 등 여러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8월11일 신제품 공개행사 갤럭시언팩을 열고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을 선보인다. 2019년 갤럭시폴드, 2020년 갤럭시Z폴드2와 갤럭시Z플립에 이어 세 번째 폴더블 시리즈를 내놓는 것이다.

다만 이번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그동안 하반기 갤럭시언팩의 주인공이었던 갤럭시노트 신제품이 이번 행사에 나오지 않는데다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캐널라이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17%를 보여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시장 2위를 차지했다. 1위 삼성전자(19%)와 점유율 차이는 2%포인트에 불과했다.

오포와 비보 역시 각각 10%대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 주요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저가 스마트폰 위주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키워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고객층과 겹치는 부분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가격부담 낮춘다, 중국 프리미엄 추격에 장벽 치기

▲ 샤오미 폴더블 스마트폰 미믹스폴드. <샤오미>


실제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 갤럭시노트 등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나온 갤럭시S20 시리즈는 판매량이 2800만여 대에 머물러 첫 제품인 갤럭시S를 제외하고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캐널라이스는 “샤오미와 오포, 비보는 프리미엄기기 판매를 늘린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샤오미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급업체가 되는 것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샤오미의 경우 삼성전자와 화웨이에 이어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 이미 진출한 만큼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3월 선보인 폴더블 스마트폰 미믹스폴드의 차기작을 4분기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 흥행에 힘을 주는 이유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신형 갤럭시Z 제품군 판매가 예상보다 탄탄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는 기존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부진한 판매를 해결하기 위해 폴더블 스마트폰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