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상반기 실적발표를 앞두면서 주주환원정책을 향한 시장 기대치가 높아진 데 따른 부담도 안고 있다.

금융당국의 현금배당 규제가 완화되고 자본여력도 커진 만큼 신한금융지주가 시장 눈높이에 맞는 공격적 주주환원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신한금융지주 주주환원 기대 높아져, 배당과 인수합병 계획 내놓나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20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발표 및 콘퍼런스콜은 27일에 진행된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22일까지 실적발표를 모두 마무리하지만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인 신한라이프 합병에 따른 회계처리 등 문제로 시기가 다소 늦어졌다.

자연히 신한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 등 성과와 콘퍼런스콜에서 내놓을 하반기 주요 사업전략, 주주환원계획 등이 다른 금융지주사에서 내놓은 내용과 비교대상에 오르게 된다.

신한금융지주가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의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점차 퍼지고 있다.

지난해 말 신한금융지주가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했을 때부터 현금배당 확대를 추진해 왔지만 금융당국의 한시적 배당제한 규제로 이를 실현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유상증자 뒤 자본확충을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낼 수 있도록 주주환원 시기와 방법을 다양화하고 중장기 방향성도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상반기에 신한금융지주가 코로나19 사태 악영향을 딛고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주주환원에 시장 눈높이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는 대형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강력한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익 증가에 힘입어 자금여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서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모펀드 환매 중단사태에 따른 신뢰도 하락을 만회할 목적으로 배당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신한금융지주가 하반기부터 현금배당 성향을 높이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활발히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근거를 들어 목표주가를 높여 내놓았다.

이처럼 시장의 기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은 신한금융지주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주주환원 강화를 예고한 상황이지만 최근 코로나19 4차 확산세로 악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부진을 대비한 자본확충 등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서 현금배당 규제를 완화했지만 여전히 금융지주사들의 리스크 관리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지주가 어느 정도 눈치를 봐야만 할 수도 있다.

결국 신한금융지주가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로 재무적 부담을 안지 않으면서도 시장에 확실하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시장의 관심은 결국 주주환원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고려한 발표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금융지주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규모를 구체적으로 발표하거나 수년 동안 진행할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예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의 기대에 맞춰 인수합병 등 투자의 진행 계획이나 상황을 공개하거나 중장기 사업전략을 밝히는 방식으로 성장 잠재력을 증명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과거 콘퍼런스콜에서 인수합병 등 투자기회를 활발히 찾겠다고 밝혔고 시장과 소통도 더 강화하겠다고 한 만큼 이런 약속을 지키게 되는 셈이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며 급격하게 하락한 뒤 점진적으로 반등했지만 아직 경쟁 금융지주사와 비교하면 다소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4차 확산세로 주가가 다시 가파른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만큼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해졌다.

20일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전일보다 1.7% 하락한 3만7550원으로 장을 마치며 6월 초 보였던 올해 고점 대비 13.2% 떨어졌다.

신한금융지주가 27일 개최하는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이 주주 신뢰를 회복하고 주가 부양을 추진하는 데 다방면으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서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는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삼아 시장에서 신뢰를 쌓고 주가 상승세를 가능성이 있다”며 “사업적 측면에서 이익 안정성을 높이고 있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