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MZ세대와 만나기 분주, 포스트 코로나19 홍대지역 다시 주목

▲ KB국민은행의 KB청춘마루(왼쪽)과 하나은행의 H-PULSE.

은행권이 홍익대학교 부근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붙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홍대 부근에 MZ세대가 모여드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MZ세대와 소통거점으로 재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홍대 부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KB청춘마루 2층 아트라운지에서 21일부터 일러스트레이터 도하(Doha)의 전시회가 한 달 동안 열린다.

올해 들어 KB청춘마루에서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KB청춘마루는 지난해 연말 ㅊㅊ오락실을 끝으로 종료된 후 반 년 가까이 전시 프로그램이 없었다. 

26일에는 뮤직 큐레이션 토크쇼, 26~27일에는 인물화 드로잉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KB청춘마루에서 오프라인으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열리는 것은 8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KB청춘마루의 콘텐츠가 다시 풍성하게 채워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콘텐츠뿐만이 아니다. KB청춘마루의 상징과 같은 노란계단도 12일부터 7월8일까지 보수공사를 진행하며 새로 이용객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KB청춘마루는 40년간 사용해온 KB국민은행 서교동지점을 열린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으로 2018년 4월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까지 18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젊은 세대를 효과적으로 끌어들이는 장소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 금융권은 MZ세대 고객유치에 목을 매고 있다. 주로 모바일·디지털채널 홍보활동이 많은 편이나 온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오프라인 접점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KB국민은행이 홍대 부근에 있는 KB청춘마루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이유다.

하나은행도 젊은 세대와 소통창구로 홍대 부근 오프라인 거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청소년재단 출범식, ESG경영 선포식 등 그룹 차원의 굵직한 행사를 홍대 정문 앞에 위치한 H-PULSE에서 진행했다.

H-PULSE는 하나은행이 2019년 12월 마련한 열린문화공간으로 다양한 문화행사와 참여형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하나멤버스 회원이 이용할 수 있는 하나멤버스 라운지와 함께 하나은행 영업점, 베이커리 카페, 셀프키친 등으로 구성됐다.

공교롭게도 개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재는 자유롭게 하나멤버스 라운지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H-PULSE의 중요도는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ESG경영 선포식 당시 “ESG 중장기 목표를 미래세대와 함께 이뤄 나가겠다는 선언의 취지가 H-PULSE의 의미와 부합돼 행사장소로 선정했다”며 “앞으로 H-PULSE를 젊은 대학생들이 스터디나 세미나 등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홍대 부근에 별도의 문화공간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대학생들과 거리는 더욱 밀착해 있다. 아예 홍대 정문 건물인 홍문관에 입점해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2018년 4월 홍익대지점을 개점했는데 ‘유어 스마트 라운지’에서 기존 창구업무의 90% 이상을 셀프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영업점 전면에 개방형 폴딩도어를 설치해 영업시간 외에도 일부 공간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디지털 갤러리 공간도 마련해 홍익대 재학생의 미술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홍대 부근지역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위험시설인 클럽이 폐쇄되고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상권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억눌렸던 소비수요가 살아나면서 홍대 부근 상권도 살아날 조짐이 보인다. 특히 MZ세대가 홍대 부근으로 모여들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MZ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는 금융권이 홍대 부근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5월 말 문을 연 캐주얼 패션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개점 사흘 만에 6500명이 방문해 누적 매출 1억7천만 원을 냈다.  

복합쇼핑몰 AK&홍대에서 5월 초 개장한 애니메이션 상품 전문매장 ‘애니메이트’에는 첫 주말에만 1만4천 명이 모여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이 5만 명을 넘어서며 주요 고객층인 MZ세대가 모여드는 지역임이 거듭 확인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