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섭 이랜드리테일 각자대표이사가 이랜드차이나에서 경험한 성공전략으로 이랜드그룹의 유통혁신을 이끌고 있다.

김우섭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소비자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찾고 각 브랜드사업부가 홍보용 콘텐츠를 만들면 상품판매는 채팅커머스조직이 전담하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이랜드 빅데이터 활용한 판매 첫 단추 꿰, 김우섭 유통혁신 계속

▲ 김우섭 이랜드리테일 각자대표이사


16일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신발 편집매장 브랜드 ‘슈펜’은 6월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서 신발 판매를 시작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준비한 2만 개 이상 물량의 완판을 예상하고 있다.

앞서 4월에 진행했던 1차 협업상품 판매에서는 5일만에 1만 컬레의 신발을 모두 판매하기도 했다.

슈펜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로퍼와 샌들, 에코백 상품의 유행을 예상하고 마케팅을 펼쳐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협업상품 판매의 성공요인으로 그룹 계열사 이랜드이노플(구 이랜드시스템스)이 제공하는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들었다.

이랜드이노플은 이랜드그룹의 IT솔루션 계열사다. 최근 네이버와 SSG닷컴 출신의 양호석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해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했다. 양 CTO는 이랜드그룹이 지닌 ICT자원을 어디에 집중할 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이노플은 과거의 판매 데이터와 최신 유행, 고객설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상 소비층과 그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5월에는 회사의 과거 및 실시간 데이터를 직원이 모바일환경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업무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각 브랜드사업부는 상품과 타깃은 물론 생산 가능량, 최적 주문량까지 미리 염두에 두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거둔 성공경험을 국내에도 도입하고 한다.

이랜드이노플은 4월부터 카카오와 협업을 통해 ‘카카오 콸콸’서비스의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애초 6월에 출시예정이었으나 세부사항 검토로 출시시점이 다소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콸콸의 기본 사업모델은 판매자가 카카오톡이나 외부 커뮤니티에서 이랜드의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면 이랜드가 판매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이랜드그룹의 모든 브랜드가 이를 통해 온라인 매출을 빠르게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을 일찌감치 도입한 이랜드차이나의 상황을 살펴보면 중국의 카카오톡이라고 불리는 위챗 기반의 샤오청쉬(채팅커머스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핵심 마케터 3천 명이 이랜드차이나 온라인 매출의 30%를 책임지고 있다.

김 대표는 2019년 이랜드차이나 대표 시절 ‘채팅커머스TFT’를 꾸려 새로운 마케팅 기법에 도전해 성과를 올렸다.

이랜드차이나는 2019년 9월 처음 샤오청쉬를 통한 마케팅에 뛰어들어 월매출 9천만 원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냈으며 1년 뒤인 2020년에는 채팅커머스 월 매출이 90억 원(연간 1천억 원)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이랜드차이나는 2021년 채팅커머스를 통한 매출목표를 2천억 원으로 잡았다.

김 대표의 유통혁신이 국내에서도 성공한다면 이랜드그룹의 실적 회복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랜드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2천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5% 늘고 영업수지는 흑자전환했다.

이랜드그룹의 유통 및 패션브랜드는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와 유통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이 나눠 들고 있다.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이노플은 이랜드월드의 100% 자회사다.

김 대표는 2월 석창현 전 이랜드리테일 각자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그룹 유통사업전략을 이끌고 있다. 석 전 대표의 빈 자리는 최종양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채워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 부회장은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 각자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