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카지노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다른 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GKL이 주요 영업장인 세븐럭 힐튼점을 이전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GKL 코로나19 위기 넘는데 또 악재, 고객 많은 힐튼점 옮겨야 할 판

▲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본사 전경.


15일 호텔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을 놓고 밀레니엄힐튼호텔서울의 최대주주인 CDL코리아와 이지스자산운용 사이에 호텔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매각규모는 1조 원 정도이며 이지스자산운용은 호텔을 인수한 뒤 용도변경을 거쳐 오피스빌딩을 지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GKL로서는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영업하고 있는 세븐럭 힐튼점의 새 영업장소를 찾아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국내 카지노기업들은 지난해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GKL도 매출이 2019년 4907억 원에서 2020년 1844억 원으로 절반이상 줄었다. 영업이익도 2019년 968억 원에서 2020년에는 영업손실 888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백신접종 확대 등의 영향으로 카지노를 비롯한 관광산업의 업황은 회복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GKL로서는 불황에서 벗어나 실적회복을 이뤄내는 중요한 시기에 핵심 영업장을 새로운 곳으로 이전해야 할 수도 있어 매출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GKL의 세븐럭 힐튼점 이전을 놓고 “대면소비 관련주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2022년에 영업장 축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큰 위험요인”이라고 바라봤다.

세븐럭 힐튼점은 GKL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주요 영업점이기도 하다. 

GKL은 서울에서 강북에 세븐럭 힐튼점, 강남에 세븐럭 코엑스점을 비롯해 부산에 세븐럭 롯데점 등 모두 3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세븐럭 힐튼점은 면적이 1728.42㎡로 서울에 있는 외국인 카지노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다. 그러나 다른 곳의 2배에 가까운 이용객 수 덕분에 매출 규모는 크다.

세븐럭 힐튼점 이용객 수는 2019년 기준 90만1723명으로 세븐럭 코엑스점 54만9176명, 파라다이스의 워커힐점 51만5441명 등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GKL의 영업점별 매출비중은 2019년 기준으로 세븐럭 힐튼점 45%, 세븐럭 코엑스점 38%, 세븐럭 롯데점 17% 등이다.

새로운 영업장소를 물색하는 일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카지노 이전의 유력한 장소로는 세븐럭 힐튼점 인근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 롯데호텔 등이 꼽힌다.

웨스틴조선호텔은 객실 수가 462실로 밀레니엄힐튼호텔 680실 보다 규모가 작다.

롯데호텔은 객실 수가 1015실에 이를 정도로 규모도 크고 백화점, 면세점 등이 연계돼 있어 카지노 영업점을 열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세븐럭 힐튼점 이용객의 90%가 중국인 관광객인 만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때 사드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의 롯데골프장을 제공한 롯데와 관련한 중국의 좋지 않은 감정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롯데호텔은 파라다이스가 워커힐호텔 카지노의 이전을 시도했던 곳이기도 하다.

GKL 관계자는 “밀레니엄힐튼호텔의 매각도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은 만큼 세븐럭 힐튼점의 이전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세븐럭 힐튼점의 계약기간이 2022년 12월에 만료되는 만큼 가능성을 대비해 호텔 매각설이 나오기 전부터 이전 장소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