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이 누구 품에 안기게 될까? 한온시스템은 올해 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다.

국내외 주요 인수 후보군으로는 LG그룹, 프랑스 발레오, 독일 말레 등이 꼽힌다. 
 
한온시스템 누가 인수하나, 기업가치 커 글로벌 합종연횡 가능성 높아

▲ 성민석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최고경영자 사장.


다만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자동차 공조시스템분야에서 2위인 데다 전기차 열관리시스템에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그런 만큼 주요 인수후보군들이 글로벌 사모펀드와 '연합전선'을 꾸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 지분 매각과 관련해 22일 예비입찰이 마감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주간사는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가 함께 맡았다. 최대주주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50.50%와 2대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19.49% 등 모두 69.99%를 매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015년 한앤컴퍼니와 함께 한온시스템 지분을 매수할 때 한앤컴퍼니 보유지분을 우선매수할 권리를 확보했다. 하지만 한온시스템의 기업가치가 5년 사이 가파르게 높아져 동반매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의 1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9조4216억 원이다. 이 기준으로 매물로 나온 지분가치를 따져보면 6조5941억 원 수준에 이른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7조 원에서 최대 8조 원까지 매각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투자은행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한온시스템의 인수후보군으로 국내기업 가운데선 LG그룹, SK그룹 등이 꼽힌다. 해외에서는 프랑스 발레오, 독일 말레 등 한온시스템과 같은 자동차 공조시스템분야 대기업들이 꼽힌다.

하지만 이런 전략적투자자(SI)들이 단독으로 인수하기에는 매물로 나온 한온시스템 지분 규모가 천문학적 수준이다. 

이런 만큼 칼라일이나 KKR, 베인캐피털 등 글로벌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들과 ‘연합전선’을 구성할 가능성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LG그룹은 칼라일과, 프랑스 발레오는 베인캐피털과 손을 잡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외기업인 발레오나 말레 등이 한온시스템 지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는 시선이 많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공조시스템시장에서 점유율 약 13%로 일본 덴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프랑스 발레오나 독일 말레는 글로벌 공조 시스템시장에서 각각 3위(12%)와 4위(11%)를 차지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 발레오는 25%, 말레는 24%까지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 1위인 덴소(28%) 뒤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된다.

더구나 글로벌 공조시스템시장은 2013년 이후 6개 회사가 과점하는 형태로 구성돼 있어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더구나 한온시스템은 전기차에 효율적인 열관리시스템을 납품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곳으로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에도 매력적 매물이 될 수 있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핵심부품으로 꼽히는 ‘히트펌프’와 ‘전동 컴프레서’ 등의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에서 열관리시스템은 에너지 효율화에 필수적으로 이동거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최근 전기차 기술력에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장(전자장비)산업을 미래먹거리로 삼고 있는 LG그룹이 한온시스템의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준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이 폴크스바겐그룹 전기차 통합플랫폼의 열관리시스템 수주 물량을 확보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 E-GMP에 이어 완성차업체 전기차 플랫폼 단위의 수주를 따냈다”며 “플랫폼 단위의 시스템 수주를 잇달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바라봤다.

한온시스템은 2021년 1분기 말 수주잔고는 3억6천만 달러(4021억 원)로 이 가운데 97%가 친환경차 관련 품목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한온시스템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은 탓에 매각이 끝까지 성사될 수 있을 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상헌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 규모가 크고 가격산정의 근거가 되는 납품처 물량 개런티(보증) 여부에 따라 인수가격이 변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