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3번째 변신을 향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과거 소비재기업에서 2000년대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통한 중공업기업으로 변신해 성장했다.
 
두산 뼈를 깎는 세 번째 변신 파란불, 박정원 수소와 물류 쌍두마차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겸 두산 대표이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거친 뒤 수소와 물류 신사업을 통해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체질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구조조정을 거친 두산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두산의 미래 기업가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두산의 목표주가를 15만 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2012년 3월9일 14만1080원을 웃도는 것으로 지난 10년 사이 두산 주식 최고가를 넘어설 것으로 바라본다는 뜻이다.

두산 미래가치 상승 전망에는 친환경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가 중심에 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기존 사업을 활용해 수소경제에 빠르게 올라타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두산이 직접 지배하는 핵심 계열사 두산중공업은 발전소의 주기기 제작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수소발전으로 전환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의 연결기준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두산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사업 비중을 올해 28%에서 2025년 62%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더 나아가 수소가스터빈 개발에도 힘을 싣고 있다.

수소가스터빈은 수소를 연소해 발전하는 방식의 발전기로 기존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를 혼합해 발전하는 수소 혼소 가스터빈과 수소만 사용한 수소 전소 가스터빈이 있다.

두산중공업은 세계에서 5번째로 가스터빈기술 개발에 성공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수소 혼소 가스터빈을 거쳐 수소 전소 가스터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3일 울산시와 한국동서발전, SK가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수소 혼소 가스터빈 실증에 나선다.

두산은 국내 수소연료전지 분야 1위 기업인 두산퓨얼셀을 통해서도 수소사업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두산중공업 아래 놓인 계열사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사업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기존 주력인 인산형 연료전지(PAFC) 외에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국내 수소연료전지 수주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두산퓨얼셀은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소전문기업' 11곳 가운데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돼 정부의 다양한 금융, 정책 등의 지원을 받게 됐다.

박정원 회장은 100% 자회사를 활용한 두산의 자체 신사업 확대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12월 남아있는 자회사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을 관리하는 신사업 부문을 새로 만들고 자회사 3곳을 통합 관리하기 시작했다.

두산은 자회사 3곳을 엮는 공통 키워드로 물류사업을 놓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물류시설의 설계부터 물류 모든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및 자동화설비를 공급하는 물류 자동화솔루션을 제공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며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 산업용 협동로봇을,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수소드론을 생산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과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을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의 물류 자동화사업과 연계해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온라인 전자상거래 성장과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문화 확산이 더해지면서 물류시장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이 물류 신사업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두산은 올해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과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매출 목표를 1044억 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 370억 원보다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사업을 "물류인프라의 기반이 되는 사업"이라며 "올해 자회사 3곳 모두 큰 폭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박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수소 관련 사업에 빠르게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협동로봇사업은 물류 등으로 활용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하며 수소와 물류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수소사업과 물류사업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성장성이 부각되는 대표적 분야로 꼽힌다.

박 회장은 올해 1분기 핵심계열사 두산중공업의 구조조정 효과로 경영 정상화에 청신호를 밝혔다.

두산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980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2750억 원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섰다. 또 지난해 말과 비교해 부채비율은 9.3%포인트 낮아졌고 순차입금 규모도 1조2천억 원가량 감소했다.

더구나 두산중공업이 친환경발전사업 기대감을 받으며 주가가 52주 신고가 기록을 잇달아 새로 쓰고 있는데 두산 주가도 4월27일부터 6월7일까지 80% 이상 올랐다. 두산중공업은 수소발전뿐 아니라 풍력, 소형모듈원전 등 친환경 발전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수소사업을 비롯해 가스터빈, 풍력에 관한 사업계획이 향후 10년 동안 성장성 걱정을 덜게 한다"며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 두산의 자체 신사업 확대도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