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손해보험이 언제 마이데이터사업에 뛰어들까?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나손해보험의 생활밀착형 보험상품 전략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하나손해보험도 마이데이터 진출 저울질, 막차 놓치면 선점 장담 못해

▲ 권태균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하나손해보험은 내부적으로 데이터사업 역량을 끌어올리면서 마이데이터사업 진출 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하나손해보험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잇따라 데이터전략분야 경력직 채용에 나서면서 데이터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4월30일부터 5월20일까지 데이터 분석과 기획업무를 수행할 경력 3년 이상 실무자급 모집을 진행한 데 이어 21일부터 27일까지는 경력 5년 이상 관리자급을 모집했다.

하나손해보험이 채용공고에서 마이데이터(개인신용정보)사업을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하나손해보험은 신규 채용인원의 담당업무로 데이터 통합분석을 통한 사업발굴, 데이터 기반 전략 수집 등과 함께 마이데이터·공공데이터 등 외부데이터 활용전략 수립을 명시했다.

마이데이터사업은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통합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개인고객에게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금융권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아직 금융당국에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디지털손해보험사로서 맹견보험, 귀가보험, 자녀보험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보험을 선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데이터 기반 맞춤형 보험을 뒷받침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사업의 매력은 크다.

보험업계의 마이데이터사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하나손해보험도 늦지 않게 마이데이터사업에 뛰어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마이데이터사업 1차 허가 때는 기존에 유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사업자만을 대상으로 해 보험회사들이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4월 진행된 2차 허가 때는 교보생명, 신한생명,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네 곳의 보험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금융당국은 매달 마이데이터사업 허가 신청을 받기로 해 다음 신청은 28일 이뤄진다. 보험회사들의 마이데이터사업 추가 도전이 예상된다.

다만 하나손해보험이 이번에는 허가를 신청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인력을 확충하는 단계에 있어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다른 현안들이 많이 있어 당장은 마이데이터사업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며 “인력채용은 여러 사업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사업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그 전에 하나손해보험이 사업허가를 신청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금융당국은 매월 신청을 받는 데다 준비가 된 곳은 예비허가를 건너뛰고 본허가를 신청할 수도 있도록 하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이 본허가를 서둘러 진행하면 막차를 타고 시장 선점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준비가 미비한 상황에서 허가를 신청했다가 탈락하면 재신청 절차를 밟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앞서 마이데이터 허가를 신청한 4개 보험사 모두 예비신청부터 차근차근 절차를 거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엄정한 심사를 예고하며 충분한 준비를 거쳐 신청할 것을 당부했다. 하나손해보험은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시기를 신중하게 조율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하나손해보험의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은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시너지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하나손해보험이 마이데이터사업에 나서면 하나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카드, 보험, 핀테크까지 주요 금융업권에 걸쳐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보유하게 된다. 그만큼 마이데이터사업의 효율성과 확장성을 배가 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마이데이터 1차 신청 때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 4개 회사가 참여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계열사를 출격시켰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심사가 지연된 사이 다른 금융지주들은 모두 2개 계열사가 허가를 획득했다. 여기에 2차에서 KB금융그룹 세 개, 신한금융그룹 2개 계열사가 더 신청해 하나금융그룹이 계열사 사이 마이데이터 시너지에서 우위를 뺏길 처지에 놓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