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성 대한조선 대표이사 사장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사장은 국내 중소형조선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선 수주 및 건조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사업분야를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대한조선 살 길은 사업다각화, 정대성 해상풍력과 스마트선박에 힘줘

▲ 정대성 대한조선 대표이사 사장.


16일 대한조선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정 사장은 대한조선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해상풍력사업과 차세대 선박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

대한조선을 비롯한 중소조선업체들은 최근 수주 소식을 간간히 전하고 있지만 선종은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이나 중소형 유조선(탱커)에 국한돼 있다.

여기에 국내 중형조선사들은 환율 하락과 원자재인 후판 가격 상승 등 외부 변수로 수지가 맞지 않아 최근 불고 있는 조선업 호황 조짐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 사장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상풍력사업과 스마트선박사업에 힘을 주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조선에 따르면 정 사장은 도크가 하나뿐인 대한조선이 영업이익을 늘리려면 사업분야를 넓히고 선종을 다양화하는 사업 다각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환경을 강조하는 산업흐름이 나타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대한조선은 LNG선박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힘을 주면서 친환경 흐름에 부합하는 사업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조선이 해남군에 상당한 규모의 산업단지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사장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조선해양산업 CEO 포럼에 참석해 “현재 조선소 내 미개발 토지에 해상 풍력발전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해남에 위치한 화원조선산업단지는 대한조선이 시행자로 개발한 곳으로 전체면적 205만5622㎡(약 62만평) 규모로 파악된다. 대한조선은 2010년 이곳에 조선소 건립을 마쳤다.

정 사장은 대한조선이 보유한 해남군 산업단지 부지에 해상 풍력발전 관련 기업을 유치해서 사업확장을 타진해 서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최근 신안군에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기로 했고 해상 풍력발전기지를 전라남도 쪽에 추가로 만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정 사장은 대한조선의 산업단지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나오면 좋겠다고 판단해 이를 추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조선은 전라남도 등 유관기관과 지속해서 협의를 진행하면서 구체적 계획을 세우려고 검토하고 있다.

또한 정 사장은 풍력발전과 관련 사업 뿐만 아니라 스마트선박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어 둔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선박기술은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라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기상악화에 대비할 수 있고 미래기술인 자율주행선박기술의 기초단계여서 조선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힌다.

대한조선은 국내 스마트선박 솔루션 전문기업인 마린웍스와 협업을 통해 사이버 보안이 강화된 스마트선박 플랫폼을 개발해 글로벌 선박 구조설비 검사회사 DNV선급으로부터 올해 4월 기본인증을 받았다.

대한조선이 개발한 스마트선박 플랫폼은 항해와 관련된 통합장비를 통해 운항 중인 선박의 정보를 육상에서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해상과 육상에서 동시에 선박의 운항과 안전 시스템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고 사이버보안 기능을 탑재해 외부에서 침입하는 해커의 공격에도 안전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스마트선박기술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선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