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을 앞두고 업무체계 통합과 조직문화 융합 등 준비작업을 순조롭게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성 사장은 통합법인 신한라이프 출범 뒤 안정적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 생명보험시장 경쟁력 확보와 해외진출, 디지털신사업 육성 등 성장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Who]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화학결합 빨리, 성대규 성장에 집중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13일 신한생명에 따르면 5월 중 오렌지라이프와 통합을 위한 실질적 준비를 모두 갖추고 6월부터 주요 부서 업무를 실제 통합체계와 비슷하게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 회사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가 7월1일 출범을 앞두고 있는데 사전에 업무체계와 조직통합 등을 마무리해 합병 직후 최대한 빠른 정상화를 추진하려는 것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재무와 운영, IT 등 업무적 통합 외에도 다양한 임직원 교류를 통해 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조속한 화학적 결합에 의지를 보인 셈"이라고 말했다.

성 사장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체계를 미리 운영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완성도 높은 합병 준비작업이 진행돼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업계에서 그동안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는 의견이 많았다.

두 회사와 같은 대형생명보험사 사이 합병은 국내에서 전례가 없는 데다 오렌지라이프가 외국계 보험사였던 만큼 조직문화와 업무체계, 직원 운영방식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성 사장은 올해부터 두 회사 임직원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워크숍과 전략회의, 금융소비자보호 선포식과 봉사활동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며 소통 강화를 통해 화학적 결합에 속도를 냈다.

IT시스템 통합과 업무체계 일원화 등 실무 차원의 융합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성 사장을 일찌감치 신한라이프 대표이사에 내정하고 2년 임기를 보장해주며 안정적 통합체계 구축에 온전히 힘을 실을 수 있도록 했다. 

성 사장이 그룹 차원의 지원에도 힘입어 통합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가 12일 정례회의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안건을 승인하면서 약 1개월 반 남은 신한라이프 출범을 위한 조건이 사실상 모두 갖춰지게 됐다.

성 사장은 신한라이프 출범을 위한 준비작업에 자신감을 갖추고 있는 만큼 조직 안정화에 필요한 시간을 최소화하고 곧바로 중장기 성장전략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생명은 2020년 말 자산총계 기준으로 생명보험업계 6위, 오렌지라이프는 8위 기업인데 합병 뒤에는 단숨에 업계 4위의 상위권 보험사로 올라서게 된다.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비은행계열사 육성을 핵심 전략으로 앞세우고 있어 성 사장의 경영성과가 그룹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커진다.

성 사장이 신한라이프 실적을 통해 경영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더 엄격한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신한생명의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72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3% 증가했고 오렌지라이프 순이익은 1077억 원으로 81% 늘었다.

두 회사가 합병을 앞두고 보험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우수한 상품에 선택과 집중을 강화한 성과가 성장에 힘을 보탰다.

성 사장은 두 회사가 신한라이프로 합병한 뒤에도 이런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수익성 중심 경영에 힘을 싣고 중장기적으로 새 성장동력도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생명보험시장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비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데 신한라이프가 금융지주사 계열 보험사로는 가장 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성 사장은 지주사체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신한금융 계열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그룹 통합 모바일플랫폼과 신한은행 영업점을 통한 방카슈랑스 판매채널 등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생명이 최근 베트남에서 현지법인 설립을 인가받아 이르면 내년부터 해외 보험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점도 성 사장이 손에 쥘 수 있는 중요한 성장기회로 꼽힌다.

성 사장은 헬스케어 플랫폼 등 비금융사업에서도 신한생명의 새 수익원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자산운용부문 성장과 보험료 수입 증가, 보험금 청구 감소 등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며 "올해 안정적으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