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가 코스닥 상장을 발판 삼아 제주맥주를 한국의 대표 수제맥주 브랜드로 키우려고 한다.

문 대표는 먼저 제주맥주 기술연구소를 법인화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2022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맥주 코스닥으로, 문혁기 기술연구소 법인화로 개발능력 다진다

▲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


12일 제주맥주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국내 및 해외시장에서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6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제주맥주는 상장으로 모은 자금을 시설투자와 해외시장 개척 등에 쓰일 운영자금, 채무상환 자금 등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2022년 해외시장 본격 공략을 앞두고 연구개발 및 품질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제주 양조장 산하 부속 연구소인 제주맥주 기술연구소를 법인으로 출범시킨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제주맥주는 그동안 기술연구소를 통해 자체제품을 개발하고 하이랜드파크, 현대카드, 제너시스비비큐 등과 콜라보제품도 개발해왔는데 기술연구소 지위를 법인으로 격상하고 연구개발뿐 아니라 국내외 제품 라인업을 총괄하기로 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제주에 위치한 기술연구소를 축으로 제주맥주의 두 핵심적 정체성인 '제주'와 '수제맥주'를 바탕으로 제품 개발과 품질 관리를 더해가겠다"며 "제주 양조장과 육지에서의 주문자상표 부착생산으로 국내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기술연구소를 해외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12일 제주맥주는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320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268억 원이다.  

문 대표는 기업공개(IPO)와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양조장 설비 및 인력에 투자해 국내 4대 맥주회사로 자리잡겠다"며 "향후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수제맥주의 본고장인 미주지역까지 진출해 제주맥주를 세계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수제맥주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먼저 2022년 베트남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제주맥주는 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제품들을 토대로 칼스버그 등 협력사 유통망을 통해 공급하고 동시에 현지 양조장과 협업해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으로 제품을 생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플래그스토어도 운영한다.  

제주맥주 기술연구소는 향후 연구개발 역량을 키워 국내 및 해외시장 공략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맥주는 앞서 2019년 3월부터 인도, 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 영국, 몽골 등 국가에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제주슬라이스' 등을 수출하고 있다. 전체 수출액은 2019년 8만6806달러(8400만 원)에서 2020년 10만1776달러(1억2천만 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시장 공략이 지체됨에 따라 제주맥주의 연결기준 전체 매출 대비 해외매출 규모는 2019년 1.15%, 2020년 0.56% 수준에 그쳤다. 

제주맥주의 국내시장 공략은 이미 속도를 올리고 있다.

2017년부터 3차례에 걸쳐 제주 양조장 증설작업을 진행해 현재 연간 맥주 생산량은 2천만 리터 수준이 됐다. 하루 생산 가능량은 6만6천 리터다. 

이와 함께 2월에는 롯데칠성음료와 파트너십을 맺고 롯데칠성음료의 시설을 이용해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으로 제품 생산 라인을 다각화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신제품 3종을 추가적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제주맥주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15억5500만 원, 영업손실 43억9600만 원을 보였다. 2019년보다 매출은 194.6% 늘고 영업손실은 53.8%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