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한국마사회, 인천국제공항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창사 이후 첫 영업손실을 본 공기업들이 2020년 공기업 경영평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11일 기획재정부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6월 중 발표될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을 반영하기로 방침이 정해졌다.
 
강원랜드 마사회 인천공항 GKL 경영평가 촉각, 코로나19 손실 봐주나

▲ (왼쪽부터)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


올해 4월에 공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을 보면 계량지표 평가방법과 관련해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으로 일정기간 휴업 혹은 특정사업 중단 등에는 해당 부분을 제외하고 연간실적으로 환산한다는 조정방안이 제시돼 있기도 하다.

코로나19 대응 노력과 성과에는 가점을 주기로 하는 등 관련 내용도 이번에 발표될 경영평가의 평가기준으로 적용된다.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 마사회, 인천국제공항 등으로서는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반영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우선은 적자에 따른 낙제에 가까운 평가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완전하게 안심할 수도 없다.

대규모의 영업손실을 본 이상 계량지표 평가에서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은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4316억 원을 봤다. 2019년 영업이익 5012억 원에서 창사 이후 첫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2019년 영업이익 1조2897억 원에서 2020년에 영업손실 3607억 원으로 돌아섰다.

그밖에 마사회가 2019년 영업이익 1204억 원에서 2020년에 영업손실 4604억 원, 그랜드코리아레저가 2019년 영업이익 968억 원에서 2020년 영업손실 888억 원 등 첫 영업손실을 봤다.

한국전력공사가 2019년에 영업손실 1조2765억 원을 봤음에도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018년과 같은 ‘B’등급을 받은 사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 마사회, 인천국제공항공사 등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시 한국전력이 양호한 평가를 받은 데는 차질없는 전력 제공,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목표치 초과 달성, 동반성장 같은 정부정책에 적극 부응한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경영평가에서는 기업을 향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는 흐름에 따라 윤리경영, 사회적 가치 등도 중요한 평가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변수가 많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3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관련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 물의가 크다면 경영평가상 더 큰 불이익이 가도록 제도 개선방안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마사회는 고객만족도 조작이나 김우남 회장의 폭언 및 부당채용 논란 등이 불거진 점에서 특히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역시 폐광기금을 둘러싸고 주변 지방자치단체와 소송전 등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라 보정되는 경영평가 기준을 놓고 다른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형평성 논란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역시 변수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2월에 열린 회의에서 한 민간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을 보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기관에서 상당한 논란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