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등 신한금융 계열사가 국내 3대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와 모두 데이터사업에서 협력을 맺고 통신과 금융분야 데이터를 결합해 활용하는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신사업 특성상 서로 다른 업종의 데이터 결합이 핵심 경쟁요소로 꼽히는 만큼 신한금융그룹이 초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 3대 통신사와 협력 활발, 마이데이터 핵심 경쟁력 선점 원해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9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등 금융당국에서 마이데이터사업 진출 본허가를 받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데이터 신사업 협력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이 시행되는 8월부터 데이터 기반 신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기 위한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노력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데이터와 같이 소비자의 금융자산과 소비내역 등 개인정보를 분석하고 가공하는 데이터사업은 유용한 개인정보를 가능한 많이 모으고 결합하는 것이 경쟁력에 핵심으로 꼽힌다.

신한금융 계열사들도 금융데이터와 결합할 수 있는 소비자 개인정보를 다양한 업종에서 확보해 활용하기 위해 유통업체와 IT기업 등을 대상으로 데이터 협력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등 계열사들이 국내 3대 통신사와 맺은 데이터 협력이 앞으로 신한금융그룹 데이터사업 진출 확대에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사가 보유한 데이터는 개인 이동경로와 콘텐츠 이용내역, 인구 밀집도 등 상권 분석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금융데이터와 결합하면 활용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LG유플러스와 마이데이터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하반기까지 금융정보와 통신정보 등을 결합하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해부터 신한은행과 통신데이터 및 금융데이터를 결합한 생활서비스 개발을 진행중이고 KT도 신한은행과 통신 및 상권데이터를 금융데이터와 결합해 서비스에 활용하기로 했다.

신한카드와 SK텔레콤은 개별 협력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사업 협업을 원하는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합류할 수 있는 개방형 데이터 공유연합체를 구축해 적극적으로 협력규모를 키우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금융권에서 데이터사업에 비교적 일찍 진출해 데이터 관련된 사업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만큼 3대 통신사들에 가장 좋은 협력 파트너로 꼽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데이터 분석자료 판매 등 데이터 신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며 "금융권에서 초반에 데이터분야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금융업 이외 분야로 수익원 다변화를 추진하고 통신사들은 일제히 통신업 이외 IT신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금융업과 통신업 결합은 상권분석과 신용평가, 이동경로 및 거주지역에 따른 소비생활 분석 등 비교적 상용화가 쉬운 데이터 신사업에 활용할 수 있어 성장 전망이 밝다.

통신사들이 이런 점을 고려해 신한은행 및 신한카드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그룹이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신한은행을 주축으로 신한카드 등 계열사가 참여하는 빅데이터 연구조직을 신설한 만큼 그룹 차원의 데이터사업 진출 노력에 더 힘이 실릴 수도 있다.

결국 통신사들과 신한금융 계열사들의 협업관계도 그룹 전반으로 더 폭넓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 계열사와 통신사가 이종산업 데이터 결합으로 경쟁력을 갖춰내면 데이터사업 진출을 노리는 유통업과 콘텐츠업 등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활발하게 협력을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신한카드와 SK텔레콤이 구축한 데이터 연합체에는 GS리테일이 참여했고 신한은행과 LG유플러스 사이 협업에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함께 참여해 고객 소비정보 및 콘텐츠 이용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한다.

유통업과 콘텐츠업 분야 기업도 금융데이터와 통신사 데이터를 활용하면 상권분석과 고객 맞춤형 마케팅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협력기회를 찾을 공산이 크다.

현재 신한금융그룹 통합 빅데이터부문 연구소를 이끄는 김혜주 상무가 SK텔레콤과 KT를 거치며 빅데이터 관련된 업무를 맡다 이직했다는 점도 통신사와 원활한 데이터사업 협력이 이뤄지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만 통신사들이 신한금융 계열사뿐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와 데이터사업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데이터사업 진출속도를 더 앞당겨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회사들이 일제히 데이터사업을 새 먹거리로 점찍고 신용평가와 데이터 분석서비스 등 비슷한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초반에 데이터사업에서 시장을 선점하는 일이 중요하게 꼽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최근 SC제일은행과 마이데이터분야 협업계약을 맺었고 KT는 우리금융그룹과, LG유플러스는 하나금융그룹과 데이터 등 디지털신사업분야에서 포괄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