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공사비 2조6천억 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사업 착공에 바짝 다가섰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대형 주택사업 착공을 잇달아 앞두고 있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임기 안에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현대건설 반포주공 착공 눈앞,  윤영준 영업이익 1조 보여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6일 현대건설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은 이르면 올해 연말 착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이 이주 일정을 6월1일~11월30일로 정했는데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연말에는 철거와 착공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은 서울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과 신반포역 일대의 반포주공아파트 2120세대를 허물고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의 5388세대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2조640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재건축사업으로 지금까지 현대건설이 수주한 단일 재건축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윤 사장은 2018년 주택사업본부장에 올랐을 때부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 착공을 기다려왔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GS건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을 2017년 9월 수주했다. 

늦어도 2019년이면 착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조합원 일부가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에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이 진행돼 지난해 말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3년 넘게 사업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윤 사장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이 착공되면 공사비 2조6400억 원을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을 3년 안에 마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3년 동안 해마다 약 매출 9천억 원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대형건설사 주택사업이 평균적으로 1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마다 영업이익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에서만 900억 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6조9700억 원, 영업이익 5489억 원을 냈다는 점을 살피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이 실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윤 사장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에 이어 대형주택사업 착공을 잇달아 앞두고 있어 내년에는 영업이익 1조 원에 다시 복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이 지난해 주택사업본부장으로서 직접 수주한 공사비 1조7천억 원 규모의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도 내년 하반기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선이 건설업계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지난해 6월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총회에서 “재산을 모아 한남3구역에 집을 마련했다”고 밝혔는데 건설사 임원이 직접 조합원이 돼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도 공사기간이 37개월로 예정돼 해마다 매출 6천억 원, 영업이익 600억 원가량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 이후 현대건설 주택사업 실적은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현대건설은 2015~2016년 잇달아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후 3년 동안 영업이익이 8천억~9천억 원 사이를 오르내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해외사업에서 일회성비용이 발생하며 영업이익이 5천억 원대로 크게 줄었다. 

윤 사장으로서는 코로나19 충격이 잦아들고 대형주택사업이 본격화하는 내년이 영업이익 1조 원 복귀를 위해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건설은 대형 주택사업 착공시기를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이주 과정에서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며 “반포주공1단지는 내년 상반기에는 착공할 수 있겠지만 한남3구역 착공시기는 현재로서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