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에 이은 2번째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 종근당, 부광약품, 신풍제약이 올해 상반기 안에 코로나19 치료제의 조건부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5월 기업 동향과 전망-제약바이오

▲ (왼쪽부터)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


이런 기업 가운데 GC녹십자가 코로나19의 치료제 개발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말 임상2상 투약이 완료된 혈장치료제 GC5131A를 놓고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했다.

종근당이 GC녹십자의 뒤를 쫓고 있다. 종근당은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데 임상3상 시험계획을 4월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부광약품과 신풍제약도 임상2상 완료를 서두르고 있다.

부광약품은 B형 간염치료제 레보비르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 개발의 임상2상 시험 가운데 1차 시험을 완료했고 5월 안에 2차로 환자 80명 모집을 마친 뒤 임상을 상반기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국내 임상2상 시험과 관련해 임상시험 대상자의 추적 관찰을 끝냈다. 이르면 7월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자체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가 이르면 5월부터 국내에서 생산된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코러스 등 국내 기업 컨소시엄 2곳과 백신 기술 이전 계약을 맺은 러시아 당국은 5월부터 일부 물량을 한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다만 생산물량은 국내 사용이 아닌 전량 해외 반출용이다.

◆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중화항체 진단키트 테키트러스트(TekiTrust)의 유럽 출시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유럽에 이어 미국 등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를 대상으로 허가절차를 밟아 테키트러스트를 공급할 계획을 세워뒀다.

이 진단키트는 미코바이오메드와 함께 개발한 것으로 코로나19 감염 후 항체 생성 여부를 진단하는 기존 코로나19 진단키트와 달리 백신을 접종한 후 실제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의 생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유한양행을 제치고 제약바이오업계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는데 올해 1분기 매출 5189억 원, 영업이익 1957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39.2%, 영업이익은 62.7% 늘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1분기 호실적을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든 데 따른 기조효과 외에도 공장 증설에 따른 공급량 확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제품 해외 수출 증가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셀트리온의 주력 상품군인 인플렉트라(램시마 미국 수출명)은 지난해 말 기준 미국시장에서 11.8%의 점유율로 1년 전보다 2.5%포인트 성장했고 트룩시마는 19.8%로 18.1%포인트 늘어났다.

◆ 유한양행

유한양행이 폐암 신약 렉라자 출시를 앞두고 있다. 건강보험공단과 약값협상이 마무리되면 보건복지부 고시를 거쳐 즉각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6월 4~8일 열리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얀센의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과의 병용투여 연구결과 2건을 발표한다.

타그리소에 내성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의 병용투여 치료 결과와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레이저티닙의 단독 투여 결과와 아미반타맙과 병용투여 임상 1·1b상(CHRYSALIS-2) 관련 내용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에 주요 사업의 고른 성장으로 호실적을 냈다.

유한양행은 2021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790억 원, 영업이익 139억 원을 달성했다. 2020년 1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0%, 1195% 증가했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비처방약, 처방약, 생활건강사업부, 해외사업 부문 등 모든 주요 사업 영역에서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 여기에 적자를 내던 연결 자회사인 유한화학과 유한건강생활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실적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연구개발(R&D)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 씨젠

씨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눈부신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수출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씨젠은 4월15일 이탈리아 국방부 산하 '코로나19 비상대책 위원회'와 8937만 유로(111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 제품을 공급하기로 한데 이어 같은 달 22일에는 영국 스코틀랜드정부 산하 국가의료보험기구(NSS)와 1600만 파운드(247억 원) 규모의 진단키트를 공급계약을 맺었다.

씨젠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522억 원, 영업이익1884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31%, 384% 증가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가 1년 넘게 지속되는 상황에서 진단키트의 해외 수출이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씨젠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23개국에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제품도 내놨다.

◆ GC녹십자

GC녹십자가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GC녹십자의 새로운 수익원으로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유통과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해외 판매가 꼽히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GC녹십자의 모더나 코로나 백신 허가 심사에 착수한 가운데 5월 안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GC녹십자는 앞서 2월 말 조달청 입찰에서 모더나 백신 국내 허가 및 유통 담당 사업자로 선정됐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4천만 도스(2천만 명 분)를 국내에 유통할 것으로 알려졌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중국과 일본에서 높은 수요가 예상돼 독감백신이 빠진 매출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헌터증후군은 지능 저하, 점진적 청력 소실, 색소성 망막 변성, 울혈 유두 및 뇌수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희귀난치성 유전질환이다.

GC녹십자는 그동안 매출의 한 축을 담당해오던 독감백신 매출이 빠지면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GC녹십자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 2822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을 거둬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8.3%, 영업이익은 18%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의료진의 도움없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를 판매한다.

한미약품은 SD바이오센서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의 공급계약을 맺고 관계사인 약국영업 및 유통 전문회사 온라인팜을 통해 전국 유통을 시작했다. 

이 자가검사키트는 사용자가 직접 콧속에서 채취한 검체를 키트에 떨어뜨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15~30분 안에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703억 원, 영업이익 299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6.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2% 증가했다.

올해 한미약품은 4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시장 1위 달성이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제품 12종(로수젯, 아모잘탄, 에소메졸, 아모잘탄플러스, 아모디핀, 한미탐스, 낙소졸, 로벨리토, 히알루미니, 카니틸, 라본디, 피도글)을 보유하고 있다.

◆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글로벌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터키 및 칠레에서 나보타의 미간주름 적응증에 관해 품목허가를 잇달아 획득했다. 

나보타는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품 중 최초로 터키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올해 3분기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터키 진출을 발판 삼아 유럽 출시도 가속화할 계획을 세웠다.

칠레는 중남미에서 미용성형분야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허가를 통해 나보타의 현지 입지를 더욱 강화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보타는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을 비롯해 멕시코, 파나마, 볼리비아 등 중남미 10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 현대약품

현대약품이 국내 판권을 보유한 사전피임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벨기에 제약사 미트라의 5세대 경구용 사전피임약 에스텔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시판허가를 받았다.

에스텔은 합성 에치닐에스트라디올이 아닌 천연 에스트로겐 성분(estetrol)을 최초로 포함한 제품이다.

앞서 현대약품은 2018년 미트라와 국내 라이선스 및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20년간 에스텔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받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