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1분기 실적으로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박 대표가 주류부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고객 접점을 늘리는 방향으로 와인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 맡아 박윤기 1분기 실적은 합격, 와인으로 기세 잇는다

▲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롯데칠성음료는 와인을 수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와인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국산 와인 ‘마주앙’도 생산하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23억 원을 거둬 깜짝실적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전망치 237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2021년 1분기 실적은 박 대표체제에서 내놓은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았다.

박 대표는 지난해 11월 말 이영구 전 대표가 롯데그룹 식품BU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롯데칠성음료의 실적 개선 과제를 짊어졌다. 올해 실적 개선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데 성공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특히 1분기 실적에서 주류부문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점이 눈에 띤다.

롯데칠성음료는 주류부문에서 2021년 1분기 매출 1603억 원, 영업이익 93억 원을 냈는데 2020년 1분기보다 매출은 15.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제품군별로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와인이 67.3%로 가장 높았고 맥주가 67.1%로 뒤를 이었다.

와인 매출은 221억 원으로 소주 매출(556억 원)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주류부문 전체 매출에서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3.8%로 1년 전보다 4%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 2021년 1분기 실적과 관련해 “맥주 신제품 효과와 와인 수요 호조로 주류부문에서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가 올해 주류부문 실적 개선을 위해 와인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1분기 실적자료에서 와인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와인 소매매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와인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와인 수입액(2리터 이하 제품)은 1억966만 달러로 2020년 1분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인 ‘와인ON(와인온)’을, 올해 3월 말에는 하이마트 압구정점 안에 와인매장을 열었다. 편의점, 대형할인점, 백화점에 와인을 공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주종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편의점 등에서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기로 했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기 위해 입지, 매장 콘셉트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제품군별로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아 와인사업을 통해 거두는 영업이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와인을 수입해 판매하는 기업 가운데 선두주자로 꼽히는 신세계L&B의 영업이익률이 7%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와인 매출 증가가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의 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박 대표는 올해 주류부문에서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부터 4년째 주류부문에서 영업손실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