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이사가 가정간편식(HMR)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소비자 사이 거래(B2C)사업을 키우려 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기존에 기업 사이 거래(B2B) 비중이 큰 사업구조 탓에 지난해 외식수요 감소로 실적이 부진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 롯데푸드를 맡아 가정간편식사업에서 부진 탈출구를 찾고 있다.
 
롯데푸드 가정간편식 재정비, 이진성 코로나19 부진 탈출구로 점찍어

▲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이사.


29일 롯데푸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증설이 추진된 김천 공장은 시험운전을 통한 안정화작업을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푸드는 김천 공장의 새로운 시설에서 냉동만두, 냉동밥, 냉동면 등 냉동 가정간편식을 생산한다. 특히 가정간편식의 경우 제품 라인업을 재정비해 선보인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롯데푸드는 이에 앞서 식단관리 도시락 형태의 가정간편식 '쉐푸드 세븐데이즈 플랜' 3종을 30일부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선보인다. 쉐푸드 세븐데이즈 플랜은 롯데푸드가 2020년 5월 출시한 식단관리제품 라인업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제품 출시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펀딩에 참여해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금이 모이게 되면 제품 출시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수요를 미리 파악해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크라우드펀딩의 주요 참여자가 MZ세대(1980년~2000년 사이에 출생한 청년층)이기 때문에 롯데푸드는 젊은층의 트렌드를 살피고 마케팅 측면에서 가정간편식의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청년 1인가구를 공략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학생 마케터 히든서포터즈와 주부 마케터 그린스푼 참여자들에게 가정간편식과 우유 등 롯데푸드의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고 의견을 들은데 이어 그들의 의견을 반영한 SNS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에 앞서 롯데푸드는 2차례에 걸쳐 식품 구독서비스 '이달에 뭐 먹지'를 선보였는데 가정간편식을 비롯한 롯데푸드의 제품들을 모아 소비자 가격의 70% 수준으로 내놔 큰 인기를 끌었다. 다달이 달라지는 제품 구성을 통해 롯데푸드는 소비자 선호도를 파악했다. 

이밖에 롯데푸드는 가정간편식제품의 판매 확대를 위해 자체쇼핑몰인 롯데푸드몰뿐 아니라 롯데마트, 롯데온, 세븐일레븐 등 롯데그룹 계열사의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쿠팡 마켓컬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장지혜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롯데푸드는 가정간편식 및 기존 델리카식품(고급 햄상품) 판매량이 늘며 매출과 이익 기여도도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김천 공장 신규 설비 증축분이 가동되면 롯데푸드의 가정간편식 성장률은 시장 성장률을 뛰어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기존에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쉐푸드', '라퀴진', '초가삼간' 등 특색별로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시장을 공략해 왔다. 쉐푸드는 전문 쉐프가 만든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라퀴진은 롯데푸드 육가공에 기반한 레스토랑 품질의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초가삼간은 한식 전문 브랜드를 각각 표방하고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김천 공장 가동과 함께 롯데푸드의 기존 가정간편식 브랜드체계도 재정비작업을 거쳐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겠다"며 "장기적으로 가정간편식을 소비자의 연령층이나 환자용 또는 식단관리용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세분화해 내놓는 방안도 구상할 수 있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앞서 2018년 11월 가정간편식사업 확대를 위해서 김천공장의 제조역량 강화를 위한 설비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증설작업은 애초 2020년 4월에 마무리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공사 일정이 밀리면서 완공이 1년 가량 늦춰졌다. 2년 6개월 동안 모두 930억 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롯데푸드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188억 원, 매출 444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0.2% 각각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