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포스코 제철소를 무재해사업장으로 조성하는 데 더욱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직업성 암을 인정받기 위해 집단 산재(산업재해) 신청을 진행하면서 안전사고을 줄이기 위한 노후시설 개선뿐 아니라 질병성 산업재해도 예방하기 위해서 제철소 환경기준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최정우 포스코 무재해사업장 만들기 부담 커져, 직업성 암 논란 확산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28일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지회(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현재 포스코에서 직업성 암으로 산재를 신청했거나 서류를 준비하는 인원은 24명으로 파악된다. 

24명 외에 산재 신청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노조와 직업성·환경성 암119(직업성암119)는 5월26일 대규모 직업성 암 집단 산재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에서 직업성 암으로 집단 산재신청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으로서는 안전사고가 잦은 포스코 제철소를 무재해 사업장으로 조성하기까지 신경써야 할 부분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최 회장은 2월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앞으로 3년 동안 오래된 노후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와 함께 안전의식과 교육도 강화해서 앞으로 협력사를 비롯해서 제철소 전체를 무재해사업장으로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직업성암119의 말을 들어보면 최근 포스코에서 직업성 질병으로 산재를 인정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신청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재해 사업장이 되기 위해서는 안전사고에 따른 산업재해뿐 아니라 질병성 산재도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포스코 작업장의 환경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직업성 암과 같은 질병 관련해 포스코는 취약한 환경을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제철소는 코크스·사문석 취급공정과 화성·제선·제강·압연공정에서 코크스오븐배출물질(C.O.E)과 결정형유리규산, 니켈, 크롬 벤젠과 같은 다양한 발암물질이 발생한다는 시선이 있다.

이런 물질은 혈액암이나 폐암과 호흡기암, 신장암, 악성중피종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직업성암119는 올해 2월 포스코에서 직업성 암으로 산재를 승인받은 사례가 나온 뒤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은 근로복지공단에 접수된 지 2달여 만에 산재 판정이 이루어졌다”며 “최근 산재 처리기간이 평균 140일로 너무 길어 노동계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외의 결과로 인과관계가 명확한 만큼 별도 현장 역학조사가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올해 들어서만 3명이 포스코에서 직업성 암으로 산재 승인을 받았다.

특히 포스코 노조와 직업성암119는 포스코가 자체적으로 실시해온 작업환경 측정결과와 관련해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포스코가 내놓은 7개년 치 작업환경 측정결과에 나오는 ‘노출기준 제로(0)’는 해당 사업장이 무결점 청정사업장이라는 것인데 직원들의 특정질환 발병율이 높은 점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2014년~2020년동안 포스코의 작업환경 측정(화학물질기준) 및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보면 작업환경 측정(화학물질기준 총 1만2693건)에서 노출기준을 초과한 건수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특수건강진단은 전체 11만9293명(연인원 누적인원) 가운데 직업병 유소견자는 0.036% 44명이고 이 중 소음성난청 43명, 직업병 1명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포스코 직원의 암 발생비율은 전국에 있는 직장건강보험가입자 평균보다 여성은 연조직암이 6.5배, 눈․뇌 및 중추신경암이 5.1배, 방광암이 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은 9개 암이 발병률이 직장건강보험가입자 평균보다 높고 남성은 혈액암 등 8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도 포스코의 직업성 암 문제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어 최 회장의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임의자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코크스 생산공장에서 나오는 코크스 오븐 배출물질과 관련해 직업성 암으로 발생할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여기에 대해서 유해성과 위험성을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안전보건공단이 25일 내놓은 포스코 제철소 역학조사 계획과 관련해 "유해요인과 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포스코 제철소 역학조사는 앞으로 3년 동안 진행된다.

강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집단 역학조사가 반도체 제조공정이나 타이어 제조공정을 대상으로 실시된 적은 있었지만 포스코와 같은 철강제조업 대상은 이번에 처음 이뤄진다”며 “무엇보다 포스코 제철소공장의 유해요인과 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2월 산업재해 청문회 당시 “저희들 작업 현장의 환경과 직원들의 건강의 연관 관계는 정부나 또 전문기관에서 조사를 하게 되면 성실하게 임해서 원인을 밝혀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