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가 교육감 자격 논란과 관련해 “한때 재벌가의 사위였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고 말하면서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혼맥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고 후보의 친딸이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말한 게 박태준 전 회장 가문 전체의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승덕 반대편에 선 박태준 가문의 사람들  
▲ 고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

박태준 전 회장은 포항제철(현 포스코) 창업주이자 국무총리를 지냈다. 박 회장은 슬하에 1남4녀를 두었는데 모두 유력가문과 결혼으로 만만치 않은 혼맥을 구축했다.

고 후보와 박 전 회장의 인연은 길다. 고 후보는 수원지방법원 판사 시절인 1984년 박 전 회장의 차녀인 화가 박유아씨와 결혼했다. 고 후보는 1999년 정치에 뜻을 품고 당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에 공천을 타진했다. 그러나 공천이 불투명해지자 야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고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그러자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공동정부의 주역이었던 박 전 회장은 고 후보의 부모를 만나 “장인이 여당 총재인데 사위가 야당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집안 망신”이라고 설득을 권유했고 가족과 친지의 종용에 결국 고 후보는 사퇴했다. 박 전 회장은 당시 자민련 총재였다. 박 전 회장은 고 후보가 정계에 몸담는 것 자체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후보는 박 전 회장의 의지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한 셈이다.

고 후보가 국회의원 출마를 포기한 과정을 놓고 “문은 국민회의에서 두드리고 공천은 한나라당에서 받고 사퇴는 자민련에서 했다”는 말도 나왔다. 고 후보가 자민련 당사를 방문해 사퇴를 했기 때문이다. 고 후보는 사퇴하며 “이번 일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양가 부모님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당시 고 후보의 부인 박유아씨는 자녀를 데리고 1998년 미국으로 가 두 사람은 사실상 별거 상태였다. 두 사람은 2002년 합의이혼했다. 고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집안 딸에게 자식의 양육권을 빼앗긴 아버지로서 슬픔을 겪었다”고 말해 고 후보와 처가 사이에 갈등이 심화된 상태였음을 내비쳤다.

박 전 회장의 장남 박성빈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차녀인 정지윤씨와 결혼했다. 정지윤씨의 언니는 정지선씨인데 그의 남편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다. 정의선 부회장과 박성빈 대표는 동서지간인 셈이다. 박 대표는 지난 30일 문용린 캠프에 전화를 해 고 후보의 딸인 고희경 씨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릴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 통보하며 “고 후보와 싸워줘서 고맙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장녀 박진아씨는 윤영각 파인스트리트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윤 회장은 1991년 삼정법률사무소(현 삼정KPMG회계법인)를 설립했다. 윤 회장은 삼정KPMG를 국내 최고수준 회계법인으로 키워냈다. 윤 회장은 2012년 삼정을 떠나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그룹을 만들었다. 박진아씨는 고희경씨의 페이스북에 “용감한 우리캔디 사랑해”라는 댓글을 남겼다.

삼녀 박근아씨의 남편은 김형수 맥킴 대표다. 맥킴은 영호남 및 제주지역 맥도날드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가 지분 75%를 소유하고 있는데,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맥도날드와 다른 법인이다. 김 대표의 부친은 김도근 동일고무벨트 창업주이며 김 대표의 형은 5선 국회의원인 고 김진재 한나라당 부총재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김 대표의 조카다. 박근아씨도 고희경 씨 페이스북에 “캔디야~~I love you~~”라는 댓글을 남기며 응원했다.

박 회장의 막내딸 박경아씨가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비엘에셋 대표이사와 결혼할 때 두 가문의 결합이 큰 화제거리였다. 그러나 2년만인 1990년 두 사람은 이혼했다. 박경아씨는 미국파슨스디자인스쿨 유학 중 하버드대 MBA과정을 밟던 김병주 현 MBK 회장을 만나 재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