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유한양행의 주력 사업분야인 전문의약품(ETC) 매출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특히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조 사장의 30년이 넘는 의약품 영업 및 마케팅 경험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올해 하반기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유한양행과 건강보험공단이 렉라자의 약가협상을 진행한 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약가를 최종적으로 정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렉라자의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3상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렉라자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 31호 신약에 이름을 올린 것인데 유한양행의 탄탄한 영업망이 더해진다면 전문의약품 매출 1조 원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은 뒤 렉라자 영업 및 마케팅을 전담하는 부서를 별도로 꾸리고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는 2005년 9월에 품목허가를 받은 소화성궤양 및 위염치료제 레바넥스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는 신약이다 보니 의미가 크다”며 “렉라자 국내 출시 결과도 좋아야 미국에서 진행하는 렉라자 병용임상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회사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렉라자가 올해 하반기부터 출시되면 매출 100억 원가량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1차 치료제로 승인받고 현재 다국적 제약사 얀센의 항암제 아미반타맙과 병용하는 글로벌 임상이 성공한다면 국내에서 최대 매출 1천억 원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유한양행은 종합병원 등을 대상으로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어 전문의약품 매출비중이 높다.

2018년 전문의약품만으로 매출 1조 원 이상(1조173억 원)을 거뒀는데 2019년, 2020년 감소세를 보이며 2년 연속 1조 원을 밑돌았다.

전문의약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67%에서 2020년 58.2%로 줄었다.

제약업계는 이를 놓고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생활건강사업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유한양행의 매출원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전문의약품의 절대적매출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는 유한양행의 주력사업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올해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조 사장은 전임인 이정희 전 사장의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기조를 유지하고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는 이 전 사장이 임기 동안 연구개발비를 2015년 726억 원에서 2020년 2226억 원으로 3배 이상 늘리면서도 유한양행 매출을 43.5%나 증가시킨 만큼 조 사장으로서도 이 전 사장의 전략을 수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전 사장은 2015년부터 6년 동안 대표이사에 있으면서 개방형 혁신 전략을 앞세워 국내외 바이오벤처 30여 곳에 350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이 전략을 통해 이 전 사장이 처음 대표에 오른 2015년 유한양행이 보유했던 신약 후보물질은 9개에 불과했는데 현재 3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렉라자도 이 전 사장이 처음 대표에 오른 2015년에 국내 바이오기업인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이전받아 유한양행이 연구개발을 이어온 끝에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조 사장도 유한양행이 여유자금을 두둑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공격적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데 나설 가능성이 크다. 유한양행은 2020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3535억 원을 들고 있다.

이 전 사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라 이사회 회의에 계속 참여하게 됐다. 퇴임한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를 맡는 것은 유한양행 창립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 전 사장이 이사회 의결에 참여해 회사 운영에 관해 조언을 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조 사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오르며 “앞으로 모든 임직원들과 함께 모든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발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고려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년 넘게 의약품 영업 및 마케팅업무를 맡아와 이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2020년 7월 유한양행 업무총괄 부사장을 맡으며 일찍감치 유한양행 대표로 내정됐고 2021년 3월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