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이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세에 발맞춰 전북 군산 공장을 다시 가동할까?

OCI는 올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폴리실리콘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수익성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이 회장은 군산 공장을 다시 가동할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OCI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 볕들어, 이우현 군산공장 돌리나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


20일 태양광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6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선 태양광모듈의 원재료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폴리실리콘 수요 증가뿐 아니라 공급부족 현상도 함께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세계 태양광시장 분석기관 PV인사이트(PVInsights)에 따르면 4월 2주차(11~17일)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당 17.86달러로 집계됐다. 

킬로그램당 18.03달러를 보인 2015년 3월 뒤 6년 만에 최고 가격으로 킬로그램당 6.2달러였던 지난해 6월 이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은 중국 론지솔라 등 태양광 웨이퍼 생산기업들이 태양광 수요 확대 전망에 따라 웨이퍼 생산시설을 증설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세계 태양광 웨이퍼 생산기업들은 지난해 40GW가량의 생산규모를 증설했다. 

이에 올해 태양광폴리실리콘 12만 톤가량의 추가적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태양광모듈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의 제조 과정을 거친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태양광 폴리실리콘의 40%가량이 생산되는 중국 신장지역의 인권문제로 태양광 폴리실리콘의 공급부족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정부가 신장지역의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인권을 탄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월에는 중국산 태양광패널 구입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미국노동총연맹도 바이든 정부에 중국 신장지역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수입금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다"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 신장지역 규제가 현실화해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급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도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는 계속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 친환경 정책 확산 기조로 태양광 설치가 늘어 태양광 폴리실리콘 수요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것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 신규설치량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해마다 1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우현 부회장으로서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한 군산 공장 재가동을 놓고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OCI는 중국의 태양광 보조금정책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주력인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에서 2018년 4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OCI는 지난해 2월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공장과 비교해 원가 경쟁력이 뒤지는 5만2천 톤 규모의 군산 공장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군산공장의 3개 생산라인 가운데 P1라인은 태양광 폴리실리콘 대신에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P2, P3라인은 가동을 멈췄다.

이와 함께 2022년까지 말레이시아공장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3만 톤에서 3만5천 톤으로 늘리고 원가도 줄일 수 있는 생산공정 효율화(디보틀넥킹)를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공장은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원가에 40~50%를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국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부회장은 원가절감을 이유로 OCI 전체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말레이시아 공장과 비교해 원가가 높은 군산 공장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모두 멈췄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올해 상황이 크게 변했다. 4월 기준 킬로그램당 17달러 이상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 OCI는 군산 공장을 재가동해도 이익을 충분히 거둘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과거 OCI 군산 공장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원가는 킬로그램당 13~14달러로 알려졌다.

OCI는 군산 공장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다시 생산하면 올해 실적 개선폭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OCI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연결기준 매출 2조5천억 원 이상, 영업이익 2700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4% 이상 증가하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하는 것인데 이 전망치에는 군산 공장 재가동 때 추가될 실적은 빠져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OCI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급부족에 대응해 군산 공장 P1라인에서 바로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 재개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군산공장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 재개는 실적 상향조정의 요인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만 OCI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P1라인에서는 지속해서 반도체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OCI는 반도체 폴리실리콘 판매를 지난해 1천 톤에서 올해 2천 톤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은 공급과잉 등 과거 시장상황을 비춰보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다"이라며 "수익성 확보 기조에 맞춰 군산 공장의 유휴설비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