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마이데이터사업 신청을 앞두고 계열사 사이 협력의 물꼬를 트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허가심사가 한 차례 보류되면서 마이데이터사업 추진에 우려가 나왔으나 심사가 재개된 만큼 뒤처진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마이데이터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계열사 4곳 마이데이터 동시출격, 뒤처진 만큼 시너지 승부

▲ 핀크는 19일 하나은행과 제휴해 하나원큐앱에 핀크리얼리 서비스가 탑재된다고 밝혔다. <핀크>


19일 핀크와 하나은행이 제휴해 하나원큐앱에 핀크리얼리 서비스를 탑재하면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사이 마이데이터 사업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핀크리얼리는 다른 사람의 금융데이터를 참고해 스스로 금융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금융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핀크는 1월 핀크리얼리를 출시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 이후 핀크리얼리를 맞춤형 서비스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는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등 마이데이터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관계사와 협력방안도 포함됐다. 이번에 하나은행 제휴로 관계사 협력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그룹은 국정농단 사태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2020년 진행된 마이데이터 허가심사가 보류됐다. 그 사이 1차 허가절차가 모두 완료돼 KB·신한·우리·NH 등 다른 금융지주들은 모두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4곳의 예비허가 심사를 재개하기로 해 마이데이터사업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위원회는 향후 부적격 사유가 발생하면 마이데이터 허가를 취소하거나 영업중단을 명령할 수 있도록 조건부로 허가를 추진하기로 했다.

허가에 다소 차질을 빚기는 했으나 허가만 받는다면 하나금융그룹은 마이데이터사업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점이 강점으로 여겨진다.

현재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은 주요 금융지주들은 계열사 2곳씩을 허가명단에 올려놓고 있다. KB국민은행·KB국민카드, 신한은행·신한카드, 우리은행·우리카드, NH농협은행·농협중앙회 등이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핀크 등 4곳의 계열사가 마이데이터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 여신, 투자, 핀테크 등 금융업종 다방면에 걸쳐 있다.

특히 핀테크 계열사로 마이데이터사업의 잠재력이 클 것으로 여겨지는 핀크가 포함돼 있는 점도 주목받는 부분이다. 이번에 하나은행과 핀크의 금융플랫폼이 결합한 것처럼 하나카드·하나금융투자도 같은 플랫폼 생태계로 통합된다면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4곳 모두 허가를 받기만 하면 허가 지연에 따른 아쉬움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23일 2차 마이데이터 사업자 신청을 받기 시작해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이 빠르게 허가를 받으면 8월 마이데이터사업 본격 시행에 맞춰 관련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열린 마이데이터 허가 설명회에서 준비된 사업자가 조속히 마이데이터사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심사방침을 밝혔다. 사업자 사이 경쟁을 유도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끌어내고 소비자 편익을 늘리는 선순환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하나금융그룹은 1차 심사 보류에도 마이데이터사업 추진을 위한 노력을 중단없이 지속해 왔다. 8월 마이데이터사업 시행에 늦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 관련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해 외부감리업체 선정에 나섰다. 마이데이터 이상거래 탐지분석(FDS) 소프트웨어 입찰도 진행한다.

하나카드는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에 마이데이터사업을 추가했다. 마이데이터사업 인가를 획득한 웰컴저축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부산시 등과 빅데이터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하나금융투자도 마이데이터 적용을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마이데이터는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통합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개인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져 금융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