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모듈AS사업부문으로 분할한 뒤 현대모비스 투자부문을 최상위 지배회사에 놓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는 현대모비스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회사로 꼽혀

▲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와 기아 본사.


이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2018년 시도했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번에도 현대모비스 분할을 추진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모듈AS사업부문으로 분할한 뒤 모듈AS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추진했는데 주주권익 훼손 가능성 등이 불거지자 자발적으로 개편안을 철회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과거 실패사례를 고려해 이번에는 현대모비스를 분할한 뒤 현대글로비스와 곧바로 합병하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연구원이 유력하다고 본 시나리오는 우선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모듈AS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두 법인 모두 상장을 유지한다.

이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현대모비스 모듈AS사업부문 지분을 기아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과 교환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해야 하는데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에서 가장 약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정의선 회장은 이때 보유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오토에버 등 기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 취득 재원으로 활용한다.

지분 변동 이후 기아가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모듈AS사업부문의 1대주주가 되는 만큼 상황에 따라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모듈AS사업부문의 합병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모듈AS사업부문의 합병이 지분교환 이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2018년 추진한 방안과 다르다.

이 연구원은 “정의선 회장은 이 방식을 통해 현대모비스 투자부문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뿐 아니라 순환출자 및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며 “이 시나리오는 무엇보다 현대모비스의 성장 비전이 중요한 만큼 현대모비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를 향한 정의선 회장의 지배력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의 규제가 강화하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한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이 정 회장은 올해 현대글로비스 지분의 일부 매각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앞으로도 계속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