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노조 "소매금융 철수 인정 못해, 경영진 사퇴 요구"

▲ 한국씨티은행 노조가 4월16일 서울 종로구 본점에서 씨티그룹 본사와 경영진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노조>

한국씨티은행 노조가 미국 씨티그룹의 한국 소매금융시장 철수계획 발표에 반발하며 경영진 사퇴를 요구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씨티은행지부는 16일 성명을 내고 "미국 본사가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내놓은 철수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15일 미국에서 실적발표회를 열고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 소매금융시장에서 철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매금융사업에서 손을 떼고 기업금융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경영진은 이런 내용을 미리 알았음에도 거짓 연기를 하고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경영진에 즉각적 사퇴를 요구하고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씨티은행 노사는 2020년도 임금단체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경영진이 소매금융사업 철수계획을 알리지 않고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려고 했다며 19일로 예정된 최종교섭이 결렬되면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신청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씨티그룹의 한국씨티은행 경영방식과 관련한 비판도 나왔다.

노조는 "씨티그룹은 10년 동안 한국씨티은행으로부터 약 2조9천억 원을 배당 및 용역비 형태로 들고간 반면 신입공채 직원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소매금융부문 매각으로 소비자금융 분야에 소속된 직원 약 2500명이 대규모 실업사태에 놓일 수 있고 고객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노조는 "한국씨티은행에 예치한 자산을 걱정하는 고객 문의가 쇄도하고 지점마다 수백억 원의 자금 인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씨티그룹의 무책임한 행태를 기업금융 고객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금융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해 고객 피해사태를 엄중하게 조사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16일부터 서울 종로구 본점에서 시위를 이어가는 동시에 19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