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라임펀드 환매사태와 관련해 법적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소송결과에 영향을 받을까 근심이 커지게 됐다. 
신한금융투자에 라임펀드 관련 금융사 소송 줄이어, 이영창 부담 가득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9일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규모는 라임펀드 배상액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은 법무법인을 통해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우리은행도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해 라임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에게 원금 전액을 반환하라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6월 금감원 분쟁조정위는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과 관련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하고 판매사가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권고했다.

이후 판매사들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전액 배상 분쟁조정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판매사들은 라임펀드 사태에 신한금융투자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는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라임펀드 부실을 알고도 운용방식을 변경하면서 상품 판매를 지속했다고 판단했다.

소송전이 본격화되면서 이 사장의 고심도 깊어지게 됐다.

이 사장은 2020년 3월 라임펀드 사태 수습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우증권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해낸 위기관리 역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외부출신이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로 영입된 것은 처음이었던 만큼 큰 기대를 받았다.

이 사장은 취임 뒤 상품검증 및 상품판매 절차 개선, 사전 해피콜제도 도입 등을 통해 리스크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또 원금 최대 70%의 선지급안을 내놓는 등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라임펀드 사태를 벗어나기 위해 힘써왔다.

하지만 실적 부진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신한금융투자의 2020년 순이익은 1548억 원으로 2019년보다 29.9% 감소했다. 라임펀드 관련 손실 등으로 1287억 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데 영향을 받았다.

국내 증시 호황으로 대부분 증권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컸다.

이 사장은 1일 자산관리(WM)부문과 투자금융(IB)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실시하면서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금융상품 경쟁력 강화 및 자산관리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IPS본부에 WM리서치부와 포트폴리오전략부를 신설했다. 또 중소·중견기업 대상 영업을 지원하고 주식발행시장(ECM)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기업금융본부에 신기술투자팀을 새로 설치했다.

하지만 소송전이 본격화되면서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또다른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법적 분쟁이 장기화되면 기업 이미지 하락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판결 결과에 따라 실적에 직접적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소송 과정에서 다른 라임펀드 판매사들과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는 금감원 분쟁조정안 수용 당시에도 억울함을 내보였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8월 금감원 분쟁조정안을 수용하면서도 “분쟁조정 결정에서 인정한 착오취소 및 공모의혹 등 일부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분쟁조정위 결정을 수용한다”며 “신뢰회복과 사회적 책임수행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손해배상청구소송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