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쏠리드 대표이사 사업사장이 글로벌 5G투자 재개에 힘입어 해외매출 확대의 기회를 잡고 있다.

올해 쏠리드의 해외사업 주력시장인 미국이 90조 원(809억 달러) 규모의 주파수 경매를 마무리하고 5G 투자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쏠리드는 올해부터 영국 런던 등 유럽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수주 성과를 내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쏠리드 세계 5G투자 재개에 기회 열려, 이승희 미국 유럽 수주 매달려

▲ 이승희 쏠리드 대표이사 사업사장.


16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쏠리드가 올해부터는 해외 5G투자시장에서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쏠리드는 여러 통신장비기업과 함께 대표적 ‘5G 수혜기업’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2020년까지는 오히려 영업손실을 보고 매출도 뒷걸음치면서 5G통신시장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쏠리드는 국내 최대의 통신 실내장비(인빌딩)기업으로 국내와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무선통신 핵심부품인 인빌딩형 중계기(DAS)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쏠리드가 판매하는 중계기는 기지국 등 통신 인프라 구축에서 후속으로 들어가는 장비다. 과거 3G에서 LTE로 전환할 때처럼 LTE에서 5G로 전환이 일어날 때 본격적 매출 확대까지 시차가 생긴다.

5G전환이 시작됐던 2019년 쏠리드 영업이익 적자는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에서 5G투자가 지연되면서 2020년에도 5G중계기사업 상황이 좋지 않아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쏠리드는 누적되는 영업손실에 5G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비용 증가 등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됐고 2020년 잉여현금흐름(차입금을 제외한 보유현금)이 –163억 원에 이르러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실적 반등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승희 사장은 올해 미국과 유럽 등 해외 5G투자시장에서 본격적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쏠리드는 2020년 기준 중계기 등 통신장비제품부문 매출에서 해외수출 비중이 내수매출의 2배가량이다. 

쏠리드는 미국에서 버라이즌, 스프린트 등 대형 이동통신사를 고객으로 두고 현지 판매법인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미국 통신사들은 주파수 경매를 마치고 5G 투자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5G기지국을 구축하면 인빌딩 투자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인빌딩 중계기를 주력으로 하는 쏠리드로서는 올해 미국시장 상황이 긍정적으로 펼쳐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쏠리드는 앞서 2020년 9월 인텔과 협력해 인빌딩, 아웃도어 등 사실상 모든 지역에 구축이 가능한 중계기를 출시했다. 이에 미국 5G중계기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도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개방형 무선접속망(오픈랜) 확산을 추진하는 것도 통신장비기업인 쏠리드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픈랜이란 특정 통신장비회사의 장비가 아닌 여러 장비의 상호호환이 가능하게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쏠리드가 해외 5G투자 재개 등으로 이제는 주인공이 될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오픈랜 추진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통신장비기업들 외 쏠리드와 같은 1, 2차 밴더들이 거래처를 다양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바라봤다.

이 사장은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한 유럽시장 개척에도 힘을 싣고 있다.

유럽지역은 쏠리드가 미국, 일본 등에 이어 해외 주력시장으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쏠리드는 해외매출의 대부분을 미국과 일본에서 내왔다. 유럽에서는 런던에 사무소를 두고 한 해 매출 30억~40억 수준을 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2020년 하반기 영국에서도 현지 대형통신사 EE 공식 납품기업에 등록되면서 올해 유럽에서 의미 있는 수주성과를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은 이제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5G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 2분기 주파수 경매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쏠리드 관계자는 “현재 영국 런던지하철 프로젝트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현지 통신사 EE 공식 밴더가 됐기 때문에 수주 등도 기대하고 있다”며 “유럽도 5G로 넘어가면서 영업성과가 차츰 나오고 있어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유럽이 핵심매출을 낼 수 있는 지역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쏠리드의 올해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쏠리드는 최근 실적으로만 보면 국내 5G통신장비기업들 가운데 가장 볼품없는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길게 보면 엄청난 잠재력을 갖춘 기업으로 당장 2021년부터 국내, 미국, 영국 등에서 의미 있는 수주성과를 내며 반전을 보여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승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쏠리드는 2021년부터 해외매출이 증가할 것이다”며 “미국 5G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영국에서도 올해부터 제품공급을 시작하면서 유럽에서 고객사를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쏠리드는 1998년 KT(당시 한국통신) 사내벤처 1호로 탄생한 기업이다. 이승희 사장은 정준 쏠리드 대표이사 총괄사장 등과 함께 회사의 시작부터 함께 한 창업멤버다.

이 사장은 1965년 태어나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삼성전자 산하 삼성종합기술원 광소자연구실 선임연구원 등을 거쳐 쏠리드 창업에 합류했다.

이 사장은 2009년 쏠리드가 해외사업 확대 등을 모색하면서 대표이사에 올라 정준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이사체제를 꾸렸다. 이 사장은 사업부문 대표이사를 맡아 해외사업을 비롯한 쏠리드의 통신장비사업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