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화소 숫자는 무의미, 다른 화질경쟁으로

▲ 갤럭시S21울트라의 후면카메라.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가 적용됐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다음 스마트폰에서 카메라 화소를 늘리는 대신 다른 방법을 통해 화질을 개선하는 데 무게를 실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스마트폰 사양이 상향평준화하며 1억 화소 카메라는 더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준이 아니게 됐다. 그렇다고 무작정 카메라 화소를 키우면 스마트폰 디자인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화소 경쟁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IT매체 폰아레나는 IT전문 트위터리안 아이스유니버스(@UniverseIce)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다음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기존의 1억800만 화소보다 더 많은 화소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스유니버스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센서는 큰 숫자에 집착하는 대신 합리적 방식으로 되돌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시스템반도체로 카메라 등에 탑재된다. 

통상 이미지센서의 화소가 많아지면 화질도 더 개선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 화면을 구성하는 화소가 늘어날수록 해상도가 높아져 더 촘촘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많은 화소가 무조건 장점으로 작용한다고는 볼 수는 없다. 이미지센서의 제한된 면적에 들어가는 화소가 많아질수록 화소마다 받는 빛의 양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선명한 사진을 찍기 어렵게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점을 고려해 1억 화소를 넘어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추진하는 대신 카메라 초점기술을 기반으로 화질 개선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IT매체 갤럭시클럽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손떨림을 보정하기 위해 ‘센서시프트’ 기능을 추가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일본 올림푸스와 협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센서시프트는 이미지센서를 움직여 카메라의 흔들림을 보정하는 기술을 말한다. 애초 디지털카메라(DSLR)에서만 사용됐는데 최근에는 스마트폰에도 적용되고 있다.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12프로맥스가 대표적인 센서시프트가 적용된 스마트폰이다.

갤럭시클럽은 삼성전자가 2022년 내놓을 ‘갤럭시S22울트라(가칭)’에 센서시프트 기능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화질 보정을 위한 발달된 기술이 나올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싱글테이크’ 기능이 들었다. 이 기능은 촬영과 동시에 인물을 따로 강조하거나 색과 밝기를 조절하는 등 사진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보정 및 효과를 바로 적용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는 사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최상의 사진과 영상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며 “앞으로도 인공지능 기능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발전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차세대 스마트폰이 이미지센서 화소의 변화 없이도 지금보다 더 나은 화질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갤럭시S20울트라, 갤럭시노트20울트라 등 앞서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은 그렇지 않은 제품들과 비교해 화질이 눈에 띄게 좋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프랑스 카메라 평가기관 DXO마크는 최대 5천만 화소를 갖춘 화웨이 P40프로의 카메라 성능을 갤럭시S20울트라보다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이미지센서 화소가 더 늘어나지 않고 현재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것은 스마트폰 디자인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지센서에 더 많은 화소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이미지센서의 크기 자체가 커져야 한다. 이는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의 크기와 두께가 확대되는 문제로 연결된다. 소비자 사이 호불호가 갈리는 ‘카툭튀(튀어나온 카메라)’가 더 심해질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화소 숫자는 무의미, 다른 화질경쟁으로

▲ 샤오미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0프로. 31만9천 원 가격에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샤오미>


삼성전자는 갤럭시S, 갤럭시노트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1억 화소 카메라를 중점적으로 홍보해 왔다.

하지만 최근 다른 모바일기업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1억 화소 센서를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샤오미가 3월 국내에 선보인 레드미노트10프로는 중급 스마트폰 레드미노트 시리즈 최초로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리얼미도 비슷한 시기 인도에서 20만 원대 1억800만 화소 스마트폰 리얼미9프로를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기업에서 먼저 스마트폰에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3월22일 트위터를 통해 자체 반도체 엑시노스 시리즈를 광고하며 최대 2억 화소를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가장 바라는 점이 무엇인가’라는 문구도 곁들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세계 최초로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출시할 수 있다는 예측이 퍼졌다.

폰아레나는 “2억 화소 스마트폰이 실제로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삼성이 아닐 수 있다”며 “실제로 1억 화소 스마트폰은 샤오미에서 처음 선보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