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에코프로비엠의 미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할까?

에코프로비엠의 주요 고객사인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다퉁을 벌이던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를 이뤄 미국사업을 계속 펼칠 수 있게 돼 에코프로비엠도 미국 생산거점 마련에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프로비엠 미국공장 세울 길 열려, 이동채 배터리 양극재 더 많이

▲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이 올해 해외 생산시설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배터리 양극재공장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며 "우선 삼성SDI의 유럽 배터리 증설물량 대응을 위해 첫 해외생산 기지로 연 생산능력 3만 톤 규모의 헝가리 양극재공장을 2분기 내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주요 고객사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을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헝가리에 배터리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 공장을 증설하면 두 고객사 모두의 양극재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해 양극재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분쟁이 합의로 마무리되면서 에코프로비엠은 미국 양극재사업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주요 고객사인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다툼을 끝내 수입금지에서 벗어나며 미국에서 배터리사업 투자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이동채 회장은 SK이노베이션 미국사업 확대에 발맞춰 해외 생산기지를 유럽뿐 아니라 미국으로 넓히는 데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다툰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배터리와 부품, 소재의 미국 수입을 10년 동안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에코프로비엠도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를 미룰 수 있다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미국사업을 향한 위험성이 사라져 에코프로비엠의 미국 진출도 힘을 받게 됐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는 미국 조지아주에 법인을 설립해 현지 생산시설 투자를 검토해왔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미국 법인 설립을 놓고 에코프로비엠이 생산거점을 미국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SK이노베이션과의 협업을 늘리려는 행보로 바라봤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2월 SK이노베이션과 2조7천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고 니켈 함량 80%의 '하이니켈 양극재' NCM을 공급해오고 있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양극재 가운데 니켈 함량이 높은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출력도 높아지며 배터리 출력이 높을수록 전기차의 주행거리도 늘어난다.

증권업계에서도 에코프로비엠의 미국 공장 신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SK이노베이션과 니켈 함량 90%의 NCM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는다면 미국 공장 투자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동채 회장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코프로비엠 양극재사업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경쟁사들과 비교해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기술이 뛰어난 소재기업으로 꼽힌다.

2018년 80% 니켈 함량 NCM 양극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전체 매출에서 전기차용 배터리소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6.1%, 2021년 43.3%, 2022년 61.7%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미국 현지법인은 아직 시장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미국 생산시설 건설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