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동발전이 사업을 구상한 지 13년 만에 인천 앞바다에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동발전은 주민 수용성을 높일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지지부진했던 사업추진에 탄력을 주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남동발전 인천 앞바다에 풍력발전단지 마침내 진척, 주민 설득만 남아

▲ 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


14일 남동발전에 따르면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인천 용유도와 무의도, 자월도, 덕적도 인근 바다에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3조 원의 사업비를 들여 용유도와 무의도, 자월도 해상에서 300MW, 덕적도 해상에서 300MW 등 모두 600MW 규모의 해상 풍력발전설비를 2023년부터 설치한다.

남동발전은 인천 해상 풍력발전단지에서 연간 140만MW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인천시 5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남동발전은 용유도와 무의도, 자월도에서 추진하는 해상 풍력발전단지의 발전사업 허가는 5월에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덕적도의 해상 풍력발전단지의 발전사업 허가는 덕적도 해상에서 진행하는 풍황 측정이 9월에 마무리되면 10월에 신청한다.

남동발전은 인천시와 2008년부터 이번 사업을 추진했지만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되지 못해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천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사업추진 초기에는 제주도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해 풍질이 좋지 못해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됐지만 약한 바람에도 무리 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저풍속 풍력발전기가 개발돼 이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추진하면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도 개선돼 사업성이 많이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남동발전은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으로 조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 어민들과 주민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주민 수용성을 높일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3월 말에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은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시설로 바다환경이 훼손될 수 있고 안개가 발생할 때 해상풍력발전시설과 선박의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남동발전은 지역주민과 어업활동을 하는 어민들이 중심이 되는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주민들의 의견을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남동발전은 인천시와 해상풍력 지역상생발전방안을 마련해 주민과 어민을 대상으로 5월에 토론회도 연다.

남동발전과 인천시는 산업통상자원부와도 협의를 통해 주민 수용성을 높일 방안을 추가로 찾겠다는 방침도 마련해 놓았다.

정부는 지난해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해상풍력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박희장 한국남동발전 그린뉴딜사업처 처장은 3월 주민설명회에서 “주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주민숙원사업을 발굴해 지원하고 주민참여형 해상 풍력발전펀드를 조성해 주민들의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과 발전소 주변지역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금지원 등 다각적 주민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