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학 NH농협은행 은행장이 올해 중국과 호주 등 해외지점을 설립하며 글로벌부문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지점을 중심으로 중국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홍콩과 시드니지점을 통해 투자금융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NH농협은행 중국과 호주에 지점 추진, 권준학 글로벌 성과 앞으로

권준학 NH농협은행 은행장.


13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해외사업 진행이 어려워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까지 6개의 해외지점 설립을 목표로 둔 ‘6개국 6인가 프로젝트’에서 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안에 중국 베이징과 홍콩, 호주 시드니 등에 지점을 새로 설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개국 6인가 프로젝트는 △아시아지역 기업투자금융 허브 육성을 위한 홍콩지점 개설 △아시아태평양 투자은행(IB) 특화점포 확보를 위한 시드니지점 개설 △중국 내 거점 확보를 위한 베이징사무소의 지점 전환 △베트남 영업 확대를 위한 호찌민사무소의 지점 전환 △서남아시아 거점 확보를 위한 인도 노이다지점 인가 △미얀마 은행업 진출을 대비한 대표사무소 설립 등이다.

이 가운데 미얀마 대표사무소 설립건은 지난해 6월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았다.

권 은행장은 중국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교역량 1위 국가이며 아시아 금융벨트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중국 금융당국인 ‘중국은보감회’로부터 베이징지점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점포공사·전산구축·인력채용 등의 구체적 설립작업을 거쳐 올해 안에 최종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베이징지점이 설립되면 권 은행장은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중국 네트워크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들이 법인 형태로 중국에 진출해 있는 것과 달리 지점 형태로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진출 초기에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데 좀 더 수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인으로 진출하면 중국 현지법인 자본금의 10% 안에서만 기업대출이 가능하지만 지점 형태로 중국에 진출하면 한국에 있는 NH농협은행의 자본금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규모가 있는 기업대출을 실행하는데 현지법인들보다 유리하다.

다만 지점은 소매금융(리테일) 영업을 할 수 없다. 현지법인은 기업금융부터 소매금융 등 대부분의 영업이 가능하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과거 사드 사태와 같은 큰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베이징지점 설립은 올해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많이 진출한 만큼 대출 수요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 은행장은 해외 투자은행사업 확대를 위한 중요한 거점으로 호주 시드니지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시드니지점은 3월말 호주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 명칭 사용허가를 받았다. 사업자 등록 및 금융당국의 현장 검수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최종인가 획득과 영업개시를 목표로 세웠다.

호주는 대형 공공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민관협력사업으로 자주 이뤄지는 곳이다. 선진화된 금융시스템과 안정적 국가환경을 토대로 인프라금융 투자처가 풍부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KDB산업은행 등 국내 은행들도 거점을 두고 있다. 

시드니지점이 설립되면 홍콩지점과 더불어 투자금융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홍콩지점은 올해 최종인가 획득을 바라보고 있다. 애초 지난해 4분기 인가취득이 목표였지만 코로나19로 진행이 더뎌졌다.

권 은행장은 미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그룹 차원의 기업 투자금융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홍콩에서 지점 설립이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NH농협은행은 미국 뉴욕에 지점을 두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홍콩은 아시아 지역에 특화된 투자금융 전문가와 거래정보가 모인 곳”이라며 “홍콩지점이 설립되면 풍부한 신디케이트론 딜 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