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욱 이랜드월드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라이브커머스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최고전략책임자는 중국에서 위챗과 손잡고 거둔 성공모델을 한국에서 재현하기 위해 카카오와 협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랜드 라이브커머스 더 쉽게, 최형욱 중국 성공을 국내에 심는다

▲ 최형욱 이랜드월드 최고전략책임자 부사장.


13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6월부터 시작되는 카카오톡 앱인앱서비스 '콸콸' 론칭을 앞두고 이랜드월드, 이랜드파크, 이랜드리테일 등 패션 및 유통사업을 전개하는 계열사들이 다양한 라이브커머스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내놓기로 했다.

현재 솔루션 계열사 이랜드시스템스가 콸콸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각 브랜드별 BU(비즈니스 유닛)들은 각자 브랜드전략을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에 착수하고 오프라인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리테일이 자체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를 지니고 있어 계열사 제작을 지원하게 된다.

콸콸의 서비스 자체는 단순하다. 카카오톡으로 상대방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랜드 상품의 공유링크를 보내 실제로 구매가 이뤄지면 이랜드 링크를 공유한 이용자에게 판매액의 3∼5%를 현금 전환이 가능한 포인트로 지급한다. 이 서버스는 라이브커머스와 같은 콘텐츠와 결합했을 때 파급력이 클 수 있다.

실제로 이랜드그룹은 정식운영에 앞서 신선식품매장 킴스클럽과 패션매장 스파오의 라이브커머스 콘텐츠를 노출해 콸콸의 파급력을 시험했는데 킴스클럽 채널에서 신선식품을 판매할 때마다 평균 400∼500명 고객이 몰렸고 한 방송의 경우 매출 5천만 원 이상을 올리기도 하는 등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랜드그룹은 2022년까지 라이브커머스 마케팅을 강화해 콸콸서비스를 통해서만 연간 매출 3천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라이브커머스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문화가 확산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보편화하면서 새로운 소비채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패션, 홈쇼핑, 전자상거래 분야 기업들이 산발적으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뜻하는'라방'을 진행하고 있는데 몇 분만에 수천만 원어치 상품이 완판되는 등 그 반응은 폭발적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시장 규모는 2020년 3조 원 수준이었으나 2023년까지 10조 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 소비자들 대부분은 라이브커머스라는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고 이용하려고 해도 전용앱을 설치하고 인증, 회원가입, 결제시스템 등록을 하는 여러 겹의 장벽을 통과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아직 라이브커머스 소비층은 유행에 민감한 일부 10~30대 고객에 머물며 기업들도 라방을 일회성 이벤트 형식으로 여는 등 시장이 도입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랜드그룹은 라이브커머스 문화가 보편화된 중국에서 얻은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국내사업에 활용하려고 한다.

이랜드 중국 법인은 한한령과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오프라인 패션사업의 어려움을 만회하기 위해 라이브커머스와 같은 중국 내 신유통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어왔다. 중국에서는 2017년 중국의 국민 메신저 플랫폼 위챗이 앱인앱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상품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중국시장 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라이브커머스시장 규모는 2019년보다 111% 증가한 9610억 위안(약 165조 원)이다.

이에 이랜드 중국 법인도 중국 대표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앱인앱 플랫폼인 샤오청쉬에 입점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랜드 중국 법인은 이랜드채널 가입자들에게 지인에게 상품 링크를 공유해 실제 구매가 이뤄지면 수수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해 큰 성과를 만들기도 했다.

이랜드 중국 법인은 2020년 11월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기간에 매출 800억 원 규모를 냈으며 이랜드 중국 법인의 샤오청쉬 회원은 2020년 말 기준 330만 명에 이르러 이 회원들을 통해 올린 매출만 1천억 원에 이른다.

이랜드그룹이 중국에서 거둔 성공을 국내에서 재현하기 위해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국내 최대 회원수를 가진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이다.

이랜드시스템즈는 2020년 11월 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만드는 데 착수했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채널이라는 앱인앱 서비스를 운영중이나 홍보채널에 그칠 뿐 기능과 활용도 면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6월부터 이랜드그룹과 함께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 최고전략책임자는 지난해 11월 카카오와의 업무협약식에 직접 참석해 "글로벌 트렌드로 보았을 때 이미 온라인쇼핑시장은 메신저,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한 시장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양사 협약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개념 커머스 플랫폼을 함께 개척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최고전략책임자는 이랜드그룹 신유통전략을 총괄한다.

1992년 이랜드그룹에 입사해 전략기획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2013년 이랜드 중국 법인 최고전략책임자를 역임했다. 2019년부터는 이랜드월드로 옮겨 그룹 최고전략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