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리니지M’의 불매운동이라는 악재에 직면해 있다. ‘블레이드앤소울2’의 흥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13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블레이드앤소울2 캐릭터와 문파를 사전에 생성할 수 있는 22일을 기점으로 각종 사전 이벤트를 통해 게임 홍보에 더욱 힘쓰기로 했다.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2 흥행 절실, 김택진 리니지M 악재 돌파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블레이드앤소울2는 이르면 5월 초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전에 분위기를 한껏 띄우면서 흥행 가능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블레이드앤소울2는 PC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과 같은 세계관을 활용한 게임이다. 모바일과 PC 플레이를 지원하는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로서 만들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2월 블레이드앤소울2 쇼케이스에 직접 참여해 “블레이드앤소울2는 블레이드앤소울의 후속작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지식재산이다”고 힘을 실어줬다. 

엔씨소프트도 쇼케이스 이후 신규 광고영상와 게임 트레일러, 게임 내 플레이 영상 등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블레이드앤소울2는 국내 게임 가운데 올해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사전예약자도 2월9일 신청 시작 이후 23일 만에 400만 명을 넘어섰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1분기에 각종 악재에 시달렸던 점을 고려하면 블레이드앤소울2의 흥행은 김 사장에게도 중요한 사안이 될 수밖에 없다. 

엔씨소프트 핵심 수익원인 모바일게임 ‘리니지M’이 불매운동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빅데이터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리니지M은 3월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월간 활성이용자(MAU) 수가 18만7822명으로 집계됐다. 2월보다 25% 줄어들면서 20만 명선을 밑돌았다.

리니지M 이용자 수가 시기와 상관없이 20만~30만 명선을 유지해 왔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불매운동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엔씨소프트는 1월27일 리니지M 과금요소인 ‘문양’을 기존보다 돈을 덜 써도 완성할 수 있는 내용의 게임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기존에 문양을 완성한 이용자들이 반발하자 1월31일 업데이트를 취소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업데이트 이후 문양 완성에 돈을 쓴 이용자들이 항의하면서 환불을 요구했다.

엔씨소프트는 환불 대신 게임 내 재화로 보상을 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이용자들의 반발이 불거지면서 불매운동과 ‘트럭시위’가 벌어지는 등 사태가 확산됐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와 함께 기대작으로 꼽히던 ‘트릭스터M’의 발매도 내부적 요인을 이유로 연기했다. 대만과 일본에 내놓은 ‘리니지2M’의 성과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는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 이전의 공백기라고 볼 수 있다”며 “리니지2M 해외흥행이 시장의 전망보다 부진했고 문양 관련 업데이트를 되돌린 뒤 보상에 따라 일부 결제 감소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3월 주주총회에서 자신한 ‘더욱 큰 성장’을 위해서라도 블레이드앤소울2의 성공은 중요한 사안이 될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엔씨소프트는 올해 더욱 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블레이드앤소울2 등을 통해 고객 저변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수익원인 리니지 시리즈는 30~40대 이상의 하드코어(오랜 시간과 꾸준한 노력을 들이는 게임) 이용자를 핵심 이용자층으로 삼고 있다.  

반면 블레이드앤소울2는 미려한 그래픽과 캐릭터, 액션성 등을 통해 비교적 젊은 세대의 미드코어(단순하진 않지만 비교적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게임) 이용자를 겨냥하고 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블레이드앤소울2는 리니지 시리즈와 비교해 주요 이용자의 연령이 낮은 만큼 엔씨소프트의 매출처와 이용자 기반이 모두 다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북미와 유럽에서도 비교적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블레이드앤소울2가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진출의 선두에 설 가능성도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블레이드앤소울2는 국내 젊은 이용자층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게임으로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