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가 올해 재도약을 벼르고 있다.

메디톡스를 괴롭히던 악재가 하나둘 사라지면서 정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과제만 남겨두고 있다.
 
메디톡스 식약처와 꼬인 실타래만 풀면 된다, 정현호 재도약 별러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


9일 제약바이오업계와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메디톡스는 올해 영업이익 108억 원가량을 내면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스는 수년째 소송에 시달리고 보툴리눔톡신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줄줄이 받으면서 지난해 15년 만에 영업적자를 냈는데 악재들이 하나씩 해소되고 있다. 

우선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으로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적 반등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약처가 2월과 3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제품 ‘코어톡스’와 ‘메디톡신’을 두고 각각 국가출하를 승인한 데 이어 8일 ‘이노톡스’의 국가출하까지 승인하면서 메디톡스는 3개 제품의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디톡스는 지난해 4분기에 메디톡신과 코어톡스 등의 제품이 식약처에서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받으면서 수출실적이 크게 감소했지만 주요 제품들의 국가출하가 승인되면서 그동안 막혀 있던 수출이 다시 가능해졌다”며 “올해 2분기쯤부터는 품목허가 취소처분 이전 수준으로 수출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식약처는 2020년 11월 메디톡스가 국가출하 승인을 받지 않고 제품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코어톡스와 메디톡신 등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했다. 이노톡스를 두고서는 품목허가 과정에서 안전성 자료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이유로 올해 1월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메디톡스는 소송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덜었다.

메디톡스는 2월 미국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품 ‘나보타(미국이름 주보)’의 미국 판매를 놓고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합의계약을 맺으면서 4년째 이어왔던 법정공방을 끝냈다.

메디톡스는 전 직원이 대웅제약에 보툴리눔톡신 균주와 제조공정을 금전적 대가를 받고 팔아넘겼다고 주장하며 2018년 3월 대웅제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놓고 식약처와 벌이고 있는 행정소송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가 이노톡스의 국가출하를 승인하면서 메디톡스는 모든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지만 식약처와 벌이는 행정소송에서 진다면 결국 모든 일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법원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놓고 품목허가 취소처분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일시적으로 제품의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본안소송의 판결이 선고되는 날부터 30일 뒤까지만 유효하다.

정 대표는 식약처와 벌여야 할 본안소송만 6건에 이르는 만큼 어깨가 무겁지만 이전과 비교해 부담은 한층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반등의 발판이 마련된 데다 자금 확보의 길도 다시 열렸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려다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처분 등에 발목이 잡히면서 이를 취소했는데 엔브이7홀딩스로부터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649억 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식약처와 첫 번째 본안소송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가 대전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첫 번째 변론기일이 5월25일에 열릴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