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이 핵심상권, 최대매장, 명품유치로 대표되는 신세계백화점의 전략에 체험과 휴식공간 등으로 대표되는 백화점업계 트렌드를 포함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 흥행으로 자극을 받은 신세계가 신규매장 출점 및 기존점 리뉴얼 전략에 변화를 줬다는 시선이 나온다.
 
[오늘Who] 신세계 '지역 1번지' 더 세게, 차정호 백화점전략 가다듬어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


차 사장은 올해 하반기 개장을 앞둔 신세계백화점 대전엑스포점부터 이런 전략을 적극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엑스포점은 ‘사이언스 콤플렉스’를 모토로 내걸고 럭셔리 쇼핑과 함께 과학, 문화,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조성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대표매장인 강남점에서도 현재 리뉴얼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1층을 화장품 체험공간으로 만들고 1층과 2층 사이 중층을 만들어 휴식공간과 체험 콘텐츠를 채우기로 했다.

동시에 백화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3층에는 여성의류를 빼고 명품 브랜드를 입점해 기존의 '지역 1번점' 전략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지역 1번점 전략이란 주요 대도시마다 가장 큰 백화점을 지어 마케팅효과를 극대화하는 신세계의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부산센텀시티점이 이런 전략의 대표적 사례다.

차 사장은 여기에 볼거리와 즐길거리, 휴식공간을 추가하면 고객이 백화점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구매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차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압도적 상권 1번점 전략을 통해 58년 만에 찾아온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 희소성 있는 브랜드 유치 등을 통해 신세계만의 차별화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 고객이 새로운 경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누리는 라이프 스타일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에서는 이런 신세계의 움직임이 경쟁사를 의식한 행보로 바라보고 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2월 서울 여의도에 휴식공간과 매장 내 콘텐츠에 중점을 둔 더현대서울을 열었다.

더현대서울은 인근에 주거밀집지역이 부족한 여의도 업무지구에 자리잡아 주말매출을 확보하는데 불리하다는 우려를 깨고 한 달 총매출 1천억 원을 내며 2025년까지 현대백화점의 두 번째 '매출 1조 백화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2020년 기준 총매출 1조 원이 넘는 대형백화점은 신세계가 2곳, 롯데백화점이 2곳, 현대백화점이 1곳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세계는 백화점3사 가운데 백화점 매출규모가 가장 낮지만 총매출 2조 원대 매장(강남점)을 운영하고 있어 대형백화점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현대백화점이 향후 1조 원대 백화점을 더 확보한다면 이 구도가 깨질 수도 있다.
 
차 사장으로서는 신세계의 지역 1번점 전략에 콘텐츠를 가미해 대형백화점 경쟁에서 더욱 앞서나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명품 유치력에서 경쟁사인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보다 앞서 있어 이런 전략을 더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은 입점 매장 선정기준이 까다로워 유치하기가 쉽지 않다. 3대 명품을 모두 보유한 백화점은 따로 특급백화점이라고 부르는데 국내 8곳의 특급백화점 가운데 4곳이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 명동본점과 강남점, 부산센텀시티점, 대구점이 3대 명품 모두 입점해 있는데 특히 강남점과 부산센텀시티점은 3대 보석 브랜드로 불리는 까르띠에, 불가리, 반클리프아펠도 취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세계는 별도기준 매출(백화점매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2021년 1분기 신세계는 별도기준 총매출 1조377억 원을 보여 2020년(8364억 원)은 물론 2019년(9577억 원) 총매출을 넘어서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를 두고 “코로나19 해소 여부에 따라 가변적이나 지난해 가장 부진했던 백화점과 면세점의 업황 회복과 함께 전반적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신세계는 2021년 별도기준 총매출 4조1250억 원을 내 2020년 총매출인 3조7980억 원보다 8.6% 늘고 2019년 수준(3조9850억 원)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