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돌아오는 정세균, 보궐선거 상처 치료하며 대선 입지 넓힐까

▲ 정세균 국무총리가 7일 전북 전주 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 글로벌기금관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재보궐선거 뒤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해 대통령선거 도전길에 나설 것이 기정사실화돼 있다.

민주당은 4·7재보궐선거 참패가 확실한데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항마로 정 총리가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르면 다음주 이란 방문 일정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애초 지난해 말부터 퇴진설이 나왔으나 코로나19 확산과 토지주택공사 땅투기 의혹 수습으로 사퇴를 미뤄왔다.

아직도 코로나19 확산은 꺾이지 않았고 부동산부패를 발본색원하는 무거운 과제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문재인 정부와 임기를 함께 하는 '순장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나왔지만 정 총리는 중도하차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에 출마한다는 마음을 먹은 상황에서 사퇴가 더 늦어지면 실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상 대선 6개월 전까지 당후보를 선출해야 해 올해 9월에는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20대 대선은 2022년 3월9일에 열린다.

6월부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일정이 시작하는 만큼 자칫 사퇴가 늦어질 수록 정 총리가 당내 경선을 준비할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5월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와 원내대표선거는 정 총리의 확장성을 엿볼 수 있는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참패로 이낙연 위원장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정 총리가 힘을 실어주는 인사가 당대표와 원내대표에 오른다면 정 총리의 향후 대선가도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현재 당대표에는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의원 등이, 원내대표에는 안기백 윤호중 김경협 박완주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민주당 돌아오는 정세균, 보궐선거 상처 치료하며 대선 입지 넓힐까

▲ 정세균 국무총리.


김영주 이원욱 안호영 김성주 의원 등 정세균계(SK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에서 얼마나 결집해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도 정 총리의 입지 확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안정적 리더십은 정 총리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재명 지사가 높은 지지율에도 당내 입지가 아직까지는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내 주류인 친문 세력이 정 총리를 대선주자로 밀 가능성도 있다.

정 총리가 9월 민주당 대권 후보로 선출된다면 문재인 정부 총리 출신으로 레임덕을 최소화하는 데도 역할을 할 수 있다.

정 총리가 이미 대선을 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 총리는 조만간 사의를 밝힐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7일 여권 텃밭인 호남을 찾았다.

전북 전주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 글로벌기금관 준공식에서 정 총리는 “고향에 오니 참 좋다”며 “국제금융도시라는 전북도민들의 꿈을 힘있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정치권에서 '대통령 빼고 다 해 봤다'는 말을 듣는다.

정 총리는 전북 진안군이 고향으로 15대부터 18대 총선까지 전북 진안군무주군장수군임실군 선거구에서 내리 4선에 성공했다. 그 뒤 19대와 20대 총선에서는 서울 종로에서 당선됐다.

대기업 임원은 물론 15대부터 20대까지 국회에 입성한 6선 의원으로 여당 원내대표, 여당 당의장, 야당 대표, 산업자원부 장관,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을 지냈다.

2007년부터 대선주자로 꼽혔고 실제 2012년 6월 대선 출마를 밝히며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문재인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20대 국회에서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지낸 뒤 문재인 정부에서 서열 5위인 국무총리로 갈 때도 향후 대선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시선도 받았다.

정 총리는 1950년 태어나 고려대학교에서 법학과를 졸업했다. 쌍용그룹 상무로 일하던 1995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 정치를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