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블록체인 게임’을 눈여겨보고 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컴투스, 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들이 기존 게임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블록체인 게임 출시 등 새로운 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데스크리포트] 4월 기업 동향과 전망-게임

▲ 국내 중견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관심을 속속 보이고 있다. 사진은 위메이드 자회사 위메이드트리의 블록체인 게임플랫폼 '위믹스'에 탑재된 게임 5종. <위메이드트리>


이처럼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하려는 이유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체불가능 토큰(NTF) 때문이다. 대체불가능 토큰은 블록체인상에서 소유권을 인증할 수 있는 게임 아이템 등을 의미한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이고 이용자들에게 신뢰를 잃기 시작하면서 대체불가능 토큰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체불가능 토큰을 활용하면 아이템 확률조작이 어려워진다. 또한 거래내역도 투명하게 공개된다.

다만 게임업계에서는 정부 규제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게임 등급분류조차 거부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블록체인 게임 아이템이 외부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연결돼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사행성이 우려된다며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다.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인 웨이투빗의 주식 약 28만 주를 추가로 취득해 총지분 45.8%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이번에 블록체인 기반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새로운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웨이투빗은 가상화폐 '보라'를 발행해 유통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캐주얼 모바일게임 개발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맡게 된 정욱 대표의 행보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정욱 대표는 게임업계의 화두인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한 토큰 등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블록체인 외에도 종속회사인 카카오VX를 앞세워 스크린골프 등 골프와 관련된 사업과 인공지능(AI) 기반의 홈트레이닝과 같은 스포츠와 IT의 결합을 통한 신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 네오위즈

네오위즈도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네오위즈는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자산 매매 및 중개업, 블록체인 기술 관련 기타 정보기술 및 컴퓨터 운영 서비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를 위해 네오위즈는 지난해 하반기 블록체인서비스 인력을 채용했으며 신규사업실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가상자산 시장을 분석해 매매하는 트레이더를 모집하고 있다.

또한 네오위즈 지주사인 네오위즈홀딩스의 투자 전문 자회사 네오플라이는 2018년부터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분야에 진출해 투자와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 위메이드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위메이드트리를 앞세워 블록체인 게임 출시 및 토큰 상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를 선보이고 가상자산 ‘위믹스 토큰’을 발행하고 있다. 이어 자체개발한 거래소 ‘위메이드 덱스’를 공개하고 대체불가능한 토큰 거래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상반기 대체불가능한 토큰 거래소를 열고 하반기에는 거래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위메이드는 올해 다수의 블록체인 게임도 선보인다. 지난해부터 '버드토네이도', '재신전기' 등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했다. 올해에는 '에브리타운', '윈드러너', '어비스리움', '이카루스M', '피싱 스트라이크' 등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5종을 출시한다.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콘텐츠부문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카카오, 예스24, 배럴즈와 제휴를 통해 K팝 엔터테인먼트사업 플랫폼인 '유니버스'의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 등 최신 정보통신(IT) 기술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결합시킨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앤씨소프트는 앞서 1월 CJENM과 양해각서도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 엔씨소프트는 차세대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프로야구H3'의 흥행에 힘을 쏟고 있다. 4월6일에 출시한 프로야구H3는 사전예약이 일주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해 기대를 받고 있다.

프로야구H3는 매니징 요소, 이적시장과 엔씨소프트의 기술력, 노하우 등이 결집된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엔씨소프트는 프로야구H3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녹였다. 경기 시뮬레이션 이후 결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이라이트, 리포트, H3 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인공지능이 편집해 제공한다.

엔씨소프트 크로스플레이서비스 '퍼플'도 지원한다. 국내 모바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중 PC를 지원하는 최초의 게임이다.

◆ 넥슨

넥슨이 미국과 일본의 장난감·게임업체와 협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미국 완구업체 해즈브로와 일본 게임업체 반다이 남코, 코나미, 세가 사미 등에 지난해 하반기 8억7400만 달러(약 9870억 원)를 투자했다고 최근에 밝혔다.

넥슨은 이 투자기업을 인수하거나 경영에 참여하는 대신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이 투자한 이 기업은 모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분야에서 우수한 지식재산(IP)을 개발하고 성장시킨 회사들이다.

해즈브로는 미국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로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등 유명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완구를 판매하고 있다. 넥슨은 게임 ‘버블파이터’ 등으로 해즈브로와 협력한 적이 있다.

일본 게임업체들은 유명 게임 지식재산(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반다이 남코는 ‘소울칼리버’ 시리즈, ‘철권’ 시리즈 등을 내놨다. 코나미는 ‘메탈기어’ 시리즈와 ‘위닝일레븐’, 세가 사미는 ‘용과 같이’ 시리즈 등이 유명하다. 

넥슨은 올해도 투자자금 6억2600만 달러를 사용할 계획을 세워뒀다. 게임업계에서는 디즈니, 일렉트로닉아츠(EA), 닌텐도 등 유명 지식재산(IP)을 보유한 회사에 넥슨이 투자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 넷마블

새 게임 ‘제2의 나라’를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다.

넷마블은 14일 ‘제2의 나라’ 사전등록을 시작하면서 미디어쇼케이스를 연다. 당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미디어쇼케이스는 유튜브 채널 넷마블TV,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중계된다.

넷마블은 ‘제2의 나라’ 출시를 앞두고 사전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 시내 최고 번화가 중 한 곳인 삼성동 인근에 대형 옥외광고를 설치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넷마블은 앞서 일본 유명 음악가 히사이시 조를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히사이시 조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스튜디오 지브리의 유명 만화영화의 음악을 제작한 인물이다.

넷마블은 ‘제2의 나라’에도 히사이시 조의 음원을 활용했다.

‘제2의 나라’의 개발사는 넷마블네오다. 넷마블네오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게임빌

게임빌이 신작 모바일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여러 장르의 게임으로 이용자의 저변을 확대하는 동시에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몇년 동안 출시한 신작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보여줬던 게임빌은 올해 들어 ‘아르카나 택틱스:리볼버스’와 ‘프로젝트 카스 고’ 2개의 신작을 내놓으며 전열을 정비했다.

4월에는 횡스크롤 역할수행게임(RPG) ‘로엠’을 글로벌시장에 내놓고 랜덤 디펜스 게임의 신작도 6월에 론칭한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워킹데드’ 지식재산(IP)를 활용한 ‘WD 프로젝트(가칭), 방치형 RPG ’프로젝트 C(가칭)‘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 컴투스

컴투스가 주력 게임 '서머너즈 워' 지식재산(IP)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컴투스는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제작사 스카이바운드와 함께 서머너즈 워 지식재산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 지식재산을 바탕으로 만든 만화 시리즈 ‘서머너즈워:레거시’의 첫 편을 4월28일 출간한다.

또한 서머너즈워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신작 ‘서머너즈워:백년전쟁’도 4월에 출시한다. 지난해 중국 판호까지 발급받은 상태여서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컴투스는 이밖에 지난해 인수한 독일 게임사 ‘아웃 오브 더 파크 디벨롭먼츠(OOTP)’와 함께 메이저리그(MLB)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개발한 모바일 야구 게임 ‘OOTP22’를 북미지역에 출시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