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국내 백신 개발사들은 글로벌제약사에 비해 출시가 늦은 만큼 효과나 유통 편의성 면에서 뛰어난 백신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4월 기업 동향과 전망-제약바이오

▲ (왼쪽부터)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백신 임상1·2상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셀리드 등 5곳이다.

제넥신은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 ‘GX-19N’ 임상2·3상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에서 1천 명 규모로, 다른 나라까지 포함해 모두 3만 명 규모로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넥신은 임상2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해 임상 기간을 단축하려 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2022년 초 식약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1·2a상을 승인받아 지난해 말 첫 임상환자에게 코로나19 백신 GLS-5310을 투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올해 상반기 중에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한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BP2001은 임상1상, GB510은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유코백-19의 임상1상을 이르면 5월까지 끝내고 8월 중에 임상2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2월부터 유코백-19의 국내 임상1상 첫 접종이 시작됐다. 

셀리드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dCLD-CoV19의 임상2a상에 진입했다. 현재 앞서 진행한 임상1상 시험 대상자들의 안전성 및 면역원성에 대해 추적관찰 중이며 4월 안에 중간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GC녹십자

GC녹십자가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조건부허가 신청을 이르면 4월 안에 낼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가 허가를 승인하면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된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의 임상2상 결과 분석이 마무리되면 이달 중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을 세워뒀다.

임상결과에 문제가 없다면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에 관해 40일 이내 신속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르면 5월에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GC녹십자 혈장치료제에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전형 S, L, V, G, GR, GH, GV그룹과 영국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주 등 9종에 관해 혈장치료제의 중화 효능을 세포 수준에서 분석한 결과 모든 유전형에서 중화항체가 발견됐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얻어 이미 일부 환자에게 투약되고 있다. 치료목적 사용 승인제도는 식약처의 승인 하에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종근당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주(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임상3상을 진행한 뒤 다시 품목허가에 도전한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올해 말까지 세계에서 600명을 대상으로 나파벨탄의 글로벌 임상3상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종근당은 고위험군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을 다시 설계해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종근당 나파벨탄주는 식약처 자문단 회의결과 코로나19 치료 유효성이 입증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조건부허가 승인을 위한 위한 첫 번째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과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의 임상을 인도네시아 현지 정부의 지원 아래 진행하게 됐다. 

대웅제약은 3월30일 인도네시아 합작사인 대웅인피온을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 산하 국립보건기술개발원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의 임상2상 중간결과를 얻었지만 데이터의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식약처에 사용 허가를 신청하는 대신 추가 글로벌 임상에 들어갔다. 

◆ 셀트리온

셀트리온그룹이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해 전문경영인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던 중국 진출에 재시동을 걸었다.

셀트리온은 먼저 중국 진출을 위해 설립했던 브이셀헬스케어(Vcell Healthcare)를 정리한다. 브이셀헬스케어는 셀트리온홍콩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브이셀헬스케어는 셀트리온홍콩이 홍콩계 다국적 기업인 난펑그룹과 2019년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합작회사인데 난펑그룹이 자본을 회수하면서 그동안 셀트리온홍콩의 자회사로 남아있었다.

셀트리온은 브이셀헬스케어의 청산을 두고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와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설립을 위해 협력하는 등 중국사업의 방향성이 변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브이셀헬스케어를 정리하는 대신 직접 현지법인을 세우고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건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셀트리온은 후베이성과 우한시의 지원 아래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내 최대 규모인 12만ℓ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중국 법인에 윤정원 사장과 오명근 사장을 대표이사로 파견하기로 했다.

◆ 유한양행

유한양행은 특허권 확보에 매우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신약 31호로 허가를 받은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렉라자정’만 보더라도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 다수 특허를 출원했다.

그 결과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특허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지식재산권(특허) 확보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국내 195건, 해외 469건 등 모두 664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보다 18건 더 늘었다. 

매출 상위 10대 국내 제약기업 중에서는 종근당(294건)과 한미약품(153건), 대웅제약(153건), GC녹십자( 66건) 등도 공격적으로 특허건수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네오이뮨텍

항암치료제 개발 기업 네오이뮨텍이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앞세워 글로벌시장 공략에 나선다.

네오이뮨텍은 6월에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NT-I7(성분명 에피넵타긴 알파)과 글로벌제약사 머크의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1b상 결과를 발표한다. 

11월에는 미국면역항암학회에서 피부암 환자 대상 로슈의 면역관문억제제 티센트릭과의 병용 임상1b상 결과도 내놓는다.

네오이뮨텍은 화학·방사선 치료 후 림프구 감소증을 동반한 교모세포종 환자(HGG)를 대상으로 NT-I7 임상2상의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이 임상은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연구자 임상으로 진행된다.

NT-I7은 세계 최초의 T세포 증폭 기전의 면역항암 치료제다. 

◆ 휴온스바이오파마

휴온스그룹의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이 바이오사업 부문을 분할해 세운 휴온스바이오파마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주름 개선 등에 쓰이는 보툴리눔톡신의 임상 개발, 바이오 신약 개발사업 등을 맡아 휴톡스 글로벌 진출 지원, 리즈톡스 적응증 확대, 내성 발현을 줄인 보툴리눔톡신 HU-045 국내 임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사업 안정화 이후에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휴온스바이오파마의 대표에는 김영목 전무가 선임됐다. 김 대표는 동국제약, 에이티젠(현 엔케이맥스), 안국약품 등 제약∙바이오 기업을 두루 거쳐 휴온스그룹에 합류했고 휴온스글로벌에서는 바이오본부장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