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율 셀리드 대표이사가 코로나19 백신의 임상2상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며 임상단계에서 앞서고 있는 국내 백신 개발기업들을 바짝 뒤쫓는다.

셀리드는 1회 투여만으로도 효능을 나타내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데 만약 속도 경쟁에서 앞선다면 백신주권 확보에 보탬이 될 뿐 아니라 제품의 시장성도 더욱 높일 수 있다.
 
셀리드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붙여, 강창율 1회 접종 편의성 내세워

▲ 강창율 셀리드 대표이사.


5일 셀리드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코로나19 백신의 임상2b상을 마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셀리드는 면역항암 치료백신과 코로나19 백신 등을 개발하는 백신개발 전문기업으로 2006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연구실에서 학내벤처로 처음 설립됐다. 코스닥에는 2019년 2월 상장했다.

셀리드는 셀리백스(CELIVAX)라는 자체 플랫폼기술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 ‘AdCLD-CoV19’를 개발하고 있다. 

셀리백스는 자가유래 B세포와 단핵구를 활용해 암 항원 등 특정 항원에 특이적 반응을 보이도록 면역체계를 활성화한 뒤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암 항원을 넣던 자리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을 대신 넣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강 대표는 셀리드의 코로나19 백신이 다른 국내 기업이 개발하는 백신과 비교해 편의성 측면에서 높은 강점을 지닐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2월 기준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진행하는 곳은 셀리드,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등을 포함해 모두 6곳에 이르는데 바이러스벡터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곳은 셀리드 1곳뿐이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 국제백신연구소 등은 DNA 백신을,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 등은 재조합단백질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러스벡터 백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편의성을 꼽을 수 있다. 단 1회 투약만으로도 백신의 예방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강 대표는 바로 이 점에서 임상2상 기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셀리드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1상을 승인받은 뒤 한 달 만에 건강한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투약을 완료했다. 비슷한 시기 임상1상을 승인받은 진원생명과학이 올해 3월 말에 성인 45명을 대상으로 1차 투약을 마친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빠른 편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생산단가가 DNA 백신 등과 비교해 낮고 안정적 운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세포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대량생산에서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강 대표의 계획대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을 단축해 올해 8월 긴급사용까지 신청하게 된다면 높은 편의성을 앞세워 코로나19 백신시장에서 충분한 입지를 확보할 수도 있다.

세계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가 바이러스벡터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백신 수급은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도입돼 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백신주권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점은 강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셀리드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2세대 백신을 연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지 않아 실험을 위한 변이주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환경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