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HIC와 메탈라이프가 정부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육성정책에 힘입어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미래 성장산업의 핵심부품인 차세대 전력반도체 육성계획을 내놓아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RFHIC 메탈라이프, 차세대 전력반도체 육성정책의 수혜기업 꼽혀

▲ RFHIC, 메탈라이프 로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에서 "올해 100억 원 등을 지원해 차세대 전력반도체기술 개발을 집중하고 민간과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부터 웨이퍼 제조까지 국내 밸류체인(가치사슬) 조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2025년까지 상용화 제품을 5개 이상 개발하고 6~8인치 파운드리(위탁생산)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정부는 2017년부터 830억 원 규모의 전력반도체 상용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이 부족하고 해외기업들이 특허를 선점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90% 이상의 전력반도체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정보 설비와 가전기기 등에 필요한 정격 전력을 유지해 주는 장치의 두뇌역할을 한다. 전기차와 5세대(5G)이동통신, 인공지능(AI), 신재생에너지산업 등은 전력의 효율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전력반도체 수요가 세계적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아이에이치에스(IHS)에 따르면 세계 전력반도체시장 규모는 2025년 52억 달러(5조8천억 원가량)로 전망됐다. 2019년 13억 달러(1조4500억 원가량)과 비교해 4배 성장하는 셈이다. 

이번에 정부가 중점을 두고 육성하는 차세대 전력반도체는 실리콘(Si)보다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뛰어난 3대 신소재 웨이퍼로 제작한 전력반도체를 뜻한다. 

실리콘카바이드(SiC), 질화갈륨(GaN), 갈륨옥사이드(Ga2O3)는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웨이퍼 3대 신소재다. 실리콘으로 만든 웨이퍼 전력반도체보다 전력 변환 효율이 높고 소형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리콘카바이드와 질화갈륨을 활용한 웨이퍼 제작은 상용화 됐지만 갈륨옥사이드는 아직 상용화 전 단계다.

RFHIC와 메탈라이프가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RFHIC는 1999년 8월 설립돼 질화갈륨 소재를 활용한 트랜지스터를 2006년에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핀란드 노키아, 중국 화웨이 등 글로벌 통신장비업체에 트랜지스터를 공급하고 있다.

트랜지스터는 전력증폭기에 쓰이는 반도체부품으로 약한 전기 신호를 크게 증폭하는 기능을 한다. 화웨이가 질화갈륨을 이용한 트랜지스터를 유일하게 사용했지만 2021년부터 글로벌 주요 통신장비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채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RFHIC는 삼성전자가 질화갈륨을 이용한 트랜지스터 채용을 확대함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가 사용할 트랜지스터 물량의 70~80%를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노키아에게도 제품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탈라이프는 2007년 12월 설립된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 전문 생산업체다. 화합물 반도체패키지 제조에 필요한 적층세라믹 기술과 높은 열전도율을 가진 히트싱크(Heat Sink) 소재기술 개발을 보유하고 있다. 

화합물 반도체패키지는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원 공급, 신호 연결, 열 방출 등의 기능을 한다. 

화합물 반도체는 고온고압에서 쓰이기 때문에 패키지소재는 방열기능이 제일 중요하다. 방열기능이 떨어지면 무선통신 망, 광통신 망 오작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와 관련된 기술력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RFHIC가 2017년 메탈라이프를 인수해 지분율 38.5%로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메탈라이프는 RFHIC에 화합물 반도체패키지를 독점공급하고 있다. 

송유종 한양증권 연구원은 메탈라이프를 두고 “적층세라믹 제조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유일한 기업”며 “질화갈륨 트랜지스터 수요가 증가해 메탈라이프가 생산하는 화합물 반도체패키지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