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이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가 은행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 서비스를 도입해 자산관리(WM)의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1월 안에 로보 어드바이저 기술을 적용한 사이버 개인자산관리(PB) 베타버전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수익 확대 위해 컴퓨터에 의한 자산관리 속속 도입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로보 어드바이저는 고객이 입력한 투자정보를 토대로 프로그램에서 맞춤형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서비스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만든다. 자산관리와 자문도 시장상황을 분석해 만든 투자 알고리즘에 따라 진행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의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사후 자산관리까지 책임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고객이 은행에 맡긴 자산을 기반으로 수익률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평가해 경쟁력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베타버전 서비스를 토대로 IT통합을 끝낸 6월 이후 완전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자산관리 분야에서 수익원을 확충하는 방안으로 로보 어드바이저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 행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핀테크는 은행의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는 주요 채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인건비를 들이지 않아 일반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보다 최소 가입액과 투자자문 수수료가 적다. 이에 따라 일반 대중도 고객층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 수익 확대 위해 컴퓨터에 의한 자산관리 속속 도입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은 쿼터백투자자문과 손잡고 10일 로보 어드바이저의 자문을 받는 신탁상품 ‘쿼터백 R-1’을 출시했다. 국내 은행에서 출시한 첫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쿼터백 R-1은 920조 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분석 기반으로 삼았으며 최소 가입금액도 2천만 원으로 낮은 편”이라며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 출시를 통해 앞으로 더욱 다양한 투자 솔루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로보 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14일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핀테크 기업 사업설명회에 AIM, 데이터앤애널리스틱, 쿼터백테크놀로지스, FOUNT 등 로보 어드바이저 자문사 4곳을 초청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로보 어드바이저 사업을 당장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임직원들에게 로보 어드바이저에 대해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로보 어드바이저에 보이는 관심은 올해 상반기에 도입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도 맞닿아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하나의 통합계좌로 예금, 적금,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을 모두 관리할 수 있는 대중 대상의 자산관리 서비스다.

고객 1명은 특정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1개만 보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과 증권사에서 로보 어드바이저 등을 통해 고객유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을 출시했다. 삼성증권은 독자적인 로보 어드바이저 플랫폼을 올해 1분기 안에 내놓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